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남조선 지역에 첨단공격형 무기들을 반입하고 군사연습을 강행하려고 열을 올리고 있는 남조선 군부호전 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신형전술유도무기사격을 조직하시고 직접 지도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해 시작된 한반도의 정세 변화 속에서 벌인 다양한 사격훈련 중 '위력시위사격'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국방력 과시에 목적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번 사격이 내달 초 시행될 '19-2 동맹' 한미 군사연습과 한국의 스텔스 전투기 도입에 대한 반발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방어하기 쉽지 않을 전술유도탄의 저고도 활공도약형 비행궤도의 특성과 위력에 대해 직접 확인하고 확신할 수 있게 된 것을 만족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요격이 쉽지 않은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임을 시사한 것이다.
중앙통신은 "새로 작전배치하게 되는 신형전술유도무기체계"라고 언급해 이 미사일의 실전배치가 임박했음을 보여줬다. 특히 중앙통신은 이번 발사가 "목적한 대로 겨냥한 일부 세력들에게는 해당한 불안과 고민을 충분히 심어주었을 것"이라고 말해, 우회적으로 미국 등을 언급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남조선 당국자들이 세상사람들 앞에서는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며 공동선언이나 합의서 같은 문건을 만지작거리고 뒤돌아 앉아서는 최신공격형 무기 반입과 합동군사연습 강행과 같은 이상한 짓을 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남조선 당국자'라고 표현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을 경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또 "남조선 당국자가 사태발전 전망의 위험성을 제때에 깨닫고 최신무기반입이나 군사연습과 같은 자멸적 행위를 중단하고 하루빨리 지난해 4월과 9월과 같은 바른 자세를 되찾기 바란다는 권언을 남쪽을 향해 오늘의 위력시위사격 소식과 함께 알린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중앙통신은 "아무리 비위가 거슬려도 남조선 당국자는 오늘의 평양발 경고를 무시해버리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또 "국가안전의 잠재적, 직접적 위협들을 제거하기 위한 초강력 무기체계 개발", "첨단무기체계 개발보유는 우리 무력의 발전과 국가의 군사적 안전보장에서 커다란 사변적 의의", "물리적 수단의 부단한 개발과 실전배치를 위한 시험들은 우리 국가의 안전보장에 있어서 급선무적인 필수사업" 등의 발언을 했다고 중앙통신이 전했다.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국가의 안전 보장'이란 표현을 쓴 것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북한이 향후 비핵화를 위한 북미 협상에서 체제 안전 보장을 위한 미국의 상응조치를 최우선 핵심 과제로 삼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