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비비안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SPA와 해외 유명 속옷브랜드의 전방위 공세로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오너인 남석우 회장 일가는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 감축을 단행하면서도 매년 배당을 챙기면서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오너가 챙긴 배당이 실적 악화를 넘어서 매각의 빌미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영비비안은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2012년 영업손실 10억 원을 시작으로 2014년에는 영업손실이 152억 원까지 급증했다. 2015년 82억 원, 2016년 20억 원 규모로 매년 적자를 기록하다가 2017년 영업이익 5억 원을 기록해 적자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작년에 39억 원 영업손실을 내면서 다시 적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 7억 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매출이 개선된 결과로 보기도 어렵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수준으로 감소한 반면 매출원가와 판관비는 각각 5%, 8.8%씩 더 많이 줄었다. 즉 매출 감소 폭보다 비용 감소 폭이 더 컸기 때문에 이익이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인 셈이다.
문제는 남영비비안이 수익성 개선 돌파구를 직원 감축에서 찾았다는 점이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단행한 구조조정이 대표적이다. 2015년 남영비비안의 근로자는 631명이었지만, 매년 인원을 줄인 결과 올해 1분기에는 215명이 됐다.
반면 배당을 통한 오너의 곳간 채우기는 여전했다. 남영비비안은 남석우 회장을 포함한 친인척 등 특수관계자 지분이 75.88%에 달한다. 지금껏 강행된 배당 대부분이 오너일가에 지급된 셈이다. 2015년부터 3년간 매년 13억 원 규모로 현금을 배당했다. 2017년 현금배당성향은 120.28%에 달한다. 주목할 대목은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미지급 배당금으로 잡혀 있는 유동부채만 9억 원이라는 점이다.
남영비비안 관계자는 “3월 주주총회 결과에 따라 올해 9억 원 규모로 배당금 지급을 결의했고, 4월에 지급했다. 장기 주주들이 많아 배당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오너 일가에 대한 배당 지적에 대해서는 “실적을 고려해서 배당을 결정한다. 실적이 좋으면 소액주주들과 동일하게 가져가지만, 불황일 때는 경영책임 차원에서 소액주주를 우선으로 차등배당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설명과 달리 오너와 소액주주 간 차등배당은 2012년부터 현재까지 2014년과 2018년 두 차례에 불과했다. 남영비비안은 2012년을 시작으로 지속된 실적 부진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흑자를 기록한 사업연도는 2015년, 2017년도 2개년밖에 없다. 형편에 맞지 않는 오너 일가 챙기기 배당은 회사 살림을 어렵게 했다는 빌미가 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회사 측은 경영책임에 따른 차등배정을 강조하지만, 배당 추이를 보면 ‘형식적 차등배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마다 지배구조나 재무상태에 따라 바람직한 배당 방향은 다르다”며 “실적이 부진한 상황 속에서 오너 총수의 지분이 높은 상장 기업이 고배당을 유지한 경우, 배당 간 오너의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유인이 있는지 모니터링하는 기구나 역할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