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너지가 한화그룹 계열사 최초로 3억 달러(약 3500억 원) 규모 해외 공모방식의 그린본드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그린본드는 세계 주요 금융시장에서 동시에 발행돼 유통되는 국제채권으로, 발행대금의 용도가 신재생 에너지, 전기차 등의 친환경 투자로 한정돼 있다.
25일 한화에너지에 따르면 미국법인인 한화에너지 USA 홀딩스가 발행한 3년 만기 채권은 발행금리가 미국 3년물 국채금리에 70bp(0.7%)를 더한 2.482%이며 표면 금리는 2.375%다.
한화에너지의 그린본드 발행은 미중 무역전쟁, 이란 관련 지정학적 위험 및 한일 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같은 불확실성 증대에서 한화에너지는 미국, 아시아 및 유럽 투자자로부터 발행물량 3억 달러의 7.7배에 해당하는 총 23억 달러의 유효주문을 모집했다. 그린본드 전문 투자자와 미국 대형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미국 투자자의 참여 비중이 49%에 달했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한화에너지 USA홀딩스의 친환경 사업 및 프로젝트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긍정적 평가와 그린본드의 보증기관인 한국산업은행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그 결과 역대 한국계 달러화 보증채 공모발행 중 최저 스프레드인 70bp의 가산금리 수준에서 발행됐다.
한화에너지 USA홀딩스는 북미 태양광시장에서 계약 체결 기준 1GW 이상, 개발 기준 9GW 이상의 프로젝트를 보유한 업계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공신력 있는 에너지 컨설팅 업체인 우드맥켄지(Wood Mackenzie)에서 발행하는 분기별 미국 유틸리티급 태양광 시장 보고서 (U.S. Utility PV Market)에 따르면 2018년 개발 용량 기준 미국 내 1위를 차지하여 경쟁력을 입증했다.
한화에너지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태양광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사용할 방침이다. 내년부터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태양광 발전 설비 등에 적용되는 세액공제 폭이 줄어드는 데 대비해 물품을 미리 구매하는 데 일부를 사용하고 태양광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데도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미국은 태양광 투자세액공제(ITC)를 통해 태양광 설비 설치비용에 대한 연방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올해까지는 30% 세액공제가 가능하나 내년부터는 26%, 2021년에는 22%로 혜택이 점차 줄어들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태양광 사업에 이번 조달 자금이 쓰일 것”이라며 “ITC 제도를 통해 올해 연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게 30%인데 내년부턴 26%로 떨어지기 때문에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올해 물품을 미리 구매하는 데 일부 금액을 사용할 것이고 나머지 금액은 프로젝트 개발 등에 투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두형 한화에너지 대표이사는 “이번 그린본드 발행을 통해 한화에너지의 미국 사업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 및 긍정적 전망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미국 태양광 발전사업 성장 및 추가적인 사업기회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