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국내총생산(GDP)이 7분기(1년9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지연됐던 정부 예산집행이 집중된 영향이 크다. 이에 따라 성장률에서 차지하는 정부기여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민간부문 부진이 지속되면서 민간기여도는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또 유가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국민 호주머니 사정을 가늠할 수 있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성장률이 기술적반등 수준에 그친데다 일본의 수출규제와 글로벌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이 커 향후 흐름을 가늠키 어렵다는 관측이다. 민간부문의 개선여부도 주목해봐야할 요인으로 꼽혔다.
정부의 소비와 투자가 크게 늘었다. 실제 성장률에서 정부가 차지하는 기여도는 1.3%포인트에 달했다. 이는 2009년 1분기(1.9%포인트) 이후 41분기(10년3개월)만에 최대치다. 반면 민간기여도는 마이너스(-)0.2%포인트로 한분기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수출부진은 계속됐다. 순수출기여도는 -0.1%포인트로 3분기째 뒷걸음질쳤다. 반면 내수기여도는 1.2%포인트로 한분기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민간과 투자, 수출이 부진했던 반면, 중앙정부의 높은 재정집행률과 지방교부금 집행 등으로 정부 기여도가 큰 폭 상승했다. 다만 민간 소비부문은 기여도가 플러스를 기록하는 등 그런대로 긍정적인 신호는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분기와 4분기 각각 전기대비 0.8%에서 0.9% 성장하면 기술적으로 올 한은 경제성장률 전망치 2.2%를 달성할 수 있다”면서도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향방 등 대외불확실성이 높다는 점, 2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한 민간부문이 개선되면서 회복 탄력을 받을 것인가가 향후 경기의 주요 관점”이라고 진단했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건설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토목건설이 늘어 1.4% 확대됐다. 설비투자도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2.4% 늘었다.
수출은 자동차와 반도체 등이 늘어 2.3% 증가했고, 수입은 기계류 등을 중심으로 3.0% 확대됐다. 특히 서비스수출은 13.0% 급증해 2010년 2분기(15.6%) 이후 9년(36분기)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4월말 일본의 일왕 생일과 어린이날 등 골든위크로 연휴가 10여일 가량 됐었던 데다, 중국 노동절 연휴가 겹치면서 일본과 중국인(유커) 관광객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실제 이 기간동안 일본인과 중국인 입국자수는 각각 전년동기대비 61.5%와 44.2% 늘었다.
실질GDI는 전기대비 0.6% 감소해 한분기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전년동기대비로는 0.5% 줄어 2분기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글로벌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4분기(-4.6%)와 2009년 1분기(-2.5%)까지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석탄 및 석유제품과 원유 등을 중심으로 한 수입가격이 상승이 화학 및 운송장비 등 수출가격보다 더 많이 올라 교역조건이 악화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성장률이 낮은데다 교역조건이 크게 변하면서 GDI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특별히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며 “최근 유가와 반도체 가격 개선 등 조짐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