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로 가면을 쓴 채 원룸 비밀번호를 누르며 침입을 시도하다가 택배를 훔쳐 가는 듯한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어난 가운데, 이는 택배 대리수령업체가 노이즈 마케팅을 위해 촬영한 연출 영상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지나치게 불안감을 조성한 영상으로 인해 논란이 확산하자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해당 영상을 올린 게시자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관악경찰서는 25일 해당 영상 게시자인 최모(34) 씨를 임의동행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영상을 유튜브에 '신림동, 소름 돋는 사이코패스 도둑 CCTV 실제상황'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왔다.
공개된 영상 속 피에로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한 사람은 원룸 복도로 추정되는 곳에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출입문 앞에 택배가 놓인 어느 집 앞으로 걸어간다. 이 사람은 출입문에 귀를 댄 채 잠금장치 비밀번호를 누르며 문을 열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문 앞에 있던 택배를 들고 유유히 사라진다.
해당 영상이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하자 해당 건물 관리인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CCTV 등을 확인해 영상에 등장하는 사람이 해당 건물 거주자 최 씨임을 확인하고 임의동행해 조사했다.
이후 최 씨는 해당 영상 게시물의 제목을 "소름돋는 사이코패스 도둑 CCTV(연출)'로 바꾸고 사과문을 함께 올렸다. 사과문에서 최 씨는 "불미스러운 일을 접한 모든 네티즌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리며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경위를 설명하려 한다"며 "저는 1인 스타트업을 하는 청년이다. 택배 배송지 공유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작년에 혼자 사는 여성들이 택배 받는 게 두려워 '곽두팔'이라는 센 남성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불안감을 없애고 싶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최근 신림동에서 주거 침입 영상이 충격파를 던져준 것을 기억했다. 그런 이유로 CCTV 구도로 택배를 훔쳐가는 영상을 촬영했고 오늘은 비 소식이 있어 검은 레인코트 입은 피에로를 지인의 블랙박스를 이용해서 촬영할 계획이었다"라며 "무서운 영상으로 '이런 무서운 택배 도둑은 없어야 한다'는 식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저의 멍청함으로 더 큰 파장을 멈추게 해준 많은 네티즌에게 오히려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하루 만에 여기서 멈추게 해줘서 감사하다"며 "허락 없이 건물에서 이상한 촬영했다는 것을 안 집주인도 계약기간과 상관 없이 바로 집을 비워달라는 연락을 했는데 저로 인해 화가 난 많은 분들에게 그나마 작은 위로가 되면 좋겠다. 해당 유튜브 영상은 바로 삭제하는 것보다 연출된 장면이라는 것을 알린 후 추후 삭제하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어떻게 사람 목숨 왔다갔다 하는 일을 마케팅에 사용하다니", "보통 범죄 대상이 되는 여성의 모습이 마케팅으로 보였구나", "진짜 너무 화가 난다. 여성들은 실상에서 얼마나 두려움에 떨며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많은 생각을 하고 공포에 질리는데 고작 마케팅에 이용했다는 게 너무 화가 난다" 등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