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가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이 재무 악화를 경고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17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회사분할 계획을 발표한 KCC의 신용등급에 대한 하향조정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현재 무디스가 부여한 KCC의 신용등급은 ‘Baa3’이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에서 ‘하향조정검토’로 변경됐다.
션 황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KCC가 계획대로 분할을 이행하면 재무지표가 약화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국내 사업의 이익 기여가 축소될 것”이라며 “신용등급에 대한 하향조정 검토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KCC는 유리, 인테리어 및 바닥재 사업부문을 분할해 2020년 1월 1일을 분할기일로 신설회사 ‘KCG’를 설립할 계획이다. 자산 8조6897억 원 중 1조560억 원, 부채 3조1376억 원 중 1539억 원, 자본 5조5521억 원 중 9021억 원을 분할 신설사에 배분한다.
KCC는 실리콘, 도료, 소재를 중심으로 기존 사업을 수행한다.
무디스는 “회사분할 이후 존속회사의 조정 EBITDA(상각전영업이익)가 10~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차입금의 의미 있는 감소는 예상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어 “유리 사업부문을 분할함에 따라 존속회사의 사업 다각화가 다소 약화할 것이며 경쟁이 치열하고 경기 변동성이 큰 실리콘 사업 부분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리콘 사업부문의 비중은 분할 이전 50%에서 분할 이후 55~60%로 커질 전망이다.
KCC의 부채비율은 분할 전 56.6%에서 분할 이후 63.7%로 증가하고 차입금 의존도는 22.7%에서 25.5%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신평사도 KCC의 인적분할이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도료, 건자재 등 기존 사업의 부진으로 이전보다 사업 안정성이 저하된 가운데 수익 및 이익창출력이 견조한 유리 부문의 인적분할은 사업 안정성을 추가로 약화시키고 확대된 재무부담 완화 시기를 늦춘다”고 판단했다. 이어 “장래채무의 신용도에는 이번 인적분할이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기업평가도 분할 이후 KCC의 사업경쟁력과 재무구조의 변화, 모멘티브 인수로 가중된 재무부담의 개선 여부 등을 주요 모니터링 요인으로 꼽았다.
KCC는 미국 실리콘 제조업체 모멘티브 인수 과정에서 차입금이 대폭 늘어나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이 하락한 바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S&P는 5월 KCC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낮췄다.
무디스는 △사업분할 계획에 대한 주주총회의 승인을 포함한 진행 경과 △분할 이후 KCC의 이익 전망 및 자본구조 △대규모 비핵심 자산 보유를 토대로 한 KCC의 레버리지 축소 계획에 초점을 맞춰 하향조정을 검토할 계획이다. 검토 결과 KCC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경우 조정 폭은 1등급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