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코리아의 부채비율이 최근 들어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년간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자본금이 축소된 영향이다. 최근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로 국내 반일 감정이 고조되는 가운데 상황이 개선될 지 미지수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소니코리아의 부채비율은 322.91%로 2년 연속 300%대를 기록했다. 2016년 197.27%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할 때 100%포인트 이상 늘어난 수치다.
2013년 82.98%이던 부채비율은 이듬해 190%대로 대폭 늘었다. 이후 190~200% 수준을 유지하던 회사는 최근 들어 실적 부진 속에 다시 한 번 재무 상황이 악화됐다.
소니코리아는 여타 일본기업이 그렇듯 회계 기준이 4월이다.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의 실적을 보면 매출은 전년 대비 6.55% 감소한 1조1995억 원, 영업이익은 39.24% 감소한 136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04억 원으로 42.19% 줄었다.
손익의 감소로 이익잉여금이 줄어들자 자연스럽게 총 자본 역시 대폭 감소했다. 2016년 1193억 원이던 총 자본은 최근 2년간 700억 원대로 줄었다. 총 부채가 최근 몇 년 간 2300억 원대를 유지해온 점을 감안하면 자본 감소가 고스란히 부채비율에 반영된 셈이다.
또한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흐름은 68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4분의 1로 줄어들었고 투자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전환, 뚜렷한 현금 창출 창구도 부재한 상태다.
이러한 와중에 회사는 배당수익을 더 챙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가 올해 배당한 총액은 1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23% 늘었다. 100억 원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에 맞먹는 규모다. 이에 따라 50%였던 배당성향 역시 96%로 증가했다.
소니코리아는 현재 오쿠라 키쿠오가 대표이사로 역임 중으로, 일본의 소니 오버시즈 홀딩(Sony Overseas Holding B.V.)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결국 실적 및 재무 상황과 무관하게 상향된 배당금 전액이 일본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한편 최근 한일 양국의 수출규제 관련 갈등 속에 반일 감정이 커지면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도 확산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상품 관련 행사를 미루거나 취소하는 등 자세를 낮추고 있다. 소니코리아는 지난주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를 계획했으나 내부 사정으로 돌연 연기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불매 운동의 여파가 올해 일본 기업들의 실적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