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의 폐해인 양극화, 환경오염, 기회의 불평등, 물질만능주의 등을 해결하지 않고는 기업을 넘어 국가의 존립도 담보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불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사회책임경영 바람은 대한민국 경제에 큰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이투데이는 기업의 사회책임경영을 △혁신 △교육 △사회 캠페인 △공정 △사회공헌 등 5개 부문으로 나눠 앞으로 매주 1회씩 12회에 걸쳐 다양한 활동을 소개한다.
‘혁신’ 부문에서는 기업들이 다양한 기술 개발로 환경과 안전을 책임지고, 사회적 약자에게 도움을 주는 활동을 조명한다.
‘교육’ 부문에선 소외 계층 교육 격차를 줄이고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들의 다양한 활동을 소개할 계획이다. ‘사회 캠페인’은 에스티로더의 핑크리본 캠페인, CJ대한통운의 미세먼지 줄이기 캠페인 등 시민의 의식 변화를 이끈 다양한 캠페인을 조명한다.
또 ‘공정’ 부문을 통해 협력사와 상생에 나서고 있는 대기업의 노력을 소개하고, ‘사회공헌’ 부문에선 ‘LG의인상’을 비롯해 지역과 국가, 국민을 위해 보람된 활동에 나서는 기업 활동을 조명할 계획이다. -편집자 주-
‘자본주의 4.0’의 저자 아나톨 칼레츠키는 따뜻한 자본주의, 즉 기업의 사회책임경영을 강조했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미덕인 매출과 이익 극대화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단순한 이익의 환원을 넘어 기업의 지속적인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가 됐다. 기업이 속한 지역사회와 기업 구성원을 비롯한 이해관계자 모두의 이익 증대를 위해 노력하지 않고는 ‘파괴적 번영’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기업들의 ‘사회책임경영’ 기본은 경제적 가치 실현을 위한 활동 중 발생한 ‘흔적’을 지우는 일이다. 개발로 인한 환경오염을 해소시킬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작업 노동자의 건강을 지키고 지역 시민의 희생에 보상해 줘야 한다.
사회적·환경적 문제를 유발하거나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는 기업은 기업 명성이나 브랜드 이미지에 큰 손상을 받는 것은 물론, 고객과 시장 등 사업 기반을 잃을 수도 있다.
1990년대 중반 나이지리아의 석유 개발 지역을 심각하게 오염시켰던 글로벌 석유기업 쉘, 파키스탄의 열두 살짜리 어린이를 노동자로 고용한 협력업체로부터 납품받은 축구공을 판매한 나이키, 저임금 근로자를 활용하고 의류를 생산한 갭 등은 시장과 고객으로부터의 호된 저항을 경험했다.
국내를 봐도 가습기 살균제 피해나 폭스바겐 배출가스 인증 조작,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 등은 기업의 사회 책임 의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재계 관계자는 “신뢰를 올리기도 어렵지만, 한 번 떨어진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며 “기업들이 사회책임경영에 힘을 쏟는 이유”라고 말했다.
재계 전반에 사회책임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기업의 사회공헌 지출 규모도 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11월 발간한 ‘2018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업 1곳당 평균 사회공헌 관련 지출 규모는 137억59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8.7%나 성장한 규모다.
평균 사회공헌 지출 규모는 2013년부터 4년간 ‘역성장’하다 2017년에 들어 급증했다. 재계 전반에 사회 책임 경영이 ‘화두’로 떠오른 상황을 방증하는 숫자다.
사회책임경영은 결국 기업의 지속경영에도 큰 도움을 준다. 기업의 긍정적인 이미지는 제품에 대한 고객의 호감을 유도하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다. 또 임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업무에 대한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제품의 품질이 향상되는 선순환을 가져온다.
최근 들어 사회책임경영에 큰 노력을 쏟고 있는 SK그룹은 기업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정밀하면서도 효율적인 사회공헌의 토대를 다지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회적 가치가 포함된 경제적 가치는 선택이 아니라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필수요건”이라며 “사회적 가치 창출은 영리 기업의 존재 이유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그룹 설립자인 고(故) 최종현 회장은 설립 당시에도 기업이 이윤 극대화를 넘어서 사회적 책임 문제에 얼마나 자원을 써야 하는지 문제를 놓고 임직원들과 토론을 즐겼다.
올해 삼성전자는 청소년을 비롯한 미래 세대 교육을 중심으로 사회공헌활동을 대폭 강화한다는 비전을 내놨다. 창립 81주년을 맞은 삼성 역사상 첫 사회공헌 비전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올해 1월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대한민국 1등 대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며 “제가 두 아이의 아버지여서 그런지 젊은이들의 고민이 새롭게 다가온다. 소중한 아들·딸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기업시민’이란 타이틀을 앞세워 사회책임경영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기업시민에 대해 ‘기업 고유 활동을 넘어 사회적 이슈 해결에도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자 하는 포스코의 새로운 가치 창출 활동’이라고 정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