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이 9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현역 국회의원들이 ‘맞춤형 명함’으로 ‘자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90 x 50mm’ 규격‘의 종이에 한자 이름과 금배지 마크를 담은 과거 명함 대신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독특한 명함이 주목받고 있다. 명함 뒷면에 메모란을 남겨 두거나 시구(詩句) 등을 넣어 소통을 강화하는가 하면 캐릭터나 색깔을 이용해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하기도 한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선 의원이지만, 20대 때부터 명함 뒤편에 ‘메모란’을 마련해 주민들의 의견을 바로 적고자 했다. 또 문재인 정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력을 가진 도종환 민주당 의원은 ‘시인’ 경력을 살려 직접 쓴 시구를 명함 뒤편에 새겨놓았다. 현재 도 의원의 명함에는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라는 시구가 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명함 뒷면에 자신의 얼굴을 합성한 ‘슈퍼맨’ 캐릭터를 활용했다. 강인한 이미지인 슈퍼맨 캐릭터는 김 의원의 지지자가 직접 그려서 보낸 그림을 사용했다. 의사 출신인 박인숙 한국당 의원은 명함 앞면에 분홍색 하트 배경에 의사 가운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넣었다. 박 의원의 명함은 생일 카드처럼 명함을 접었다 펼 수 있도록 하고, 속지를 따로 만들어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송파갑 지도를 넣었다. 간혹 비례대표라는 오해를 받아 지하철 노선도와 풍납토성 등 지역 명소와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을 표시했는데 반응이 좋다는 후문이다.
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인 김세연 의원은 명함에 ‘밀레니언 핑크’색을 넣어 청년층에게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현아 의원은 자신의 이름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작은 길’이라는 슬로건을 직접 캘리그라피로 새겼다. 명함 색깔도 당 색인 빨간색이 아닌 진한 푸른 빛으로 구성했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은 청년층, 중년층, 노년층 등 연령대별로 차별화해 프로필 사진을 각각 다르게 한 명함을 나눠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