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메신저'까지 집어삼킬까? 초ㆍ중학생은 유튜브로 대화한다

입력 2019-07-0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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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g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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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서지연(13) 학생은 친구들과 유튜브로 소통한다. '유튜브 메신저'를 이용하면 친구와 대화를 나누면서도 동영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페이스북 메신저나 카카오톡은 유튜브 밖으로 나가야 돼서 흐름이 자꾸 끊긴다”라며 “많지는 않지만, 학교에서도 유튜브 메신저로 연락을 주고받는 친구들이 생기고 있다”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저학년과 중학생들 사이에서 ‘유튜브 메신저’가 새로운 소통 창구로 자리 잡고 있다. 동영상 재생을 유지하면서 소통할 수 있는 데다, 개인정보 노출과 유입도 줄일 수 있어서다.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는 2017년 중순부터 애플리케이션에서 ‘메신저’ 기능을 추가했다. 하단에 있는 5개 버튼 중 편지모양을 클릭하면 메신저로 들어간다. 전화번호가 등록돼 있으면 상대를 초대해 대화할 수 있다. 동영상 재생과 소통을 동시에 할 수 있고, 원하는 동영상도 빠르게 공유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화 삭제 기능도 지원한다.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유튜브가 메신저로 주목받는 것은 10대 초반 학생들의 경제력과 관련이 있다. 유튜브는 1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탓에 애플리케이션 밖으로 나가도 동영상이 재생되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이용하기가 어렵다. 구글플레이에서는 8690원, 애플 앱스토에서는 1만1500원으로 가격이 만만치 않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이용하지 않고, 동영상을 보다가 친구와 대화하려면 다른 메신저를 켜야 한다. 유튜브 애플리케이션 밖을 나갈 수밖에 없다. 동영상 재생은 끊긴다. 결국, ‘동영상 재생과 소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10대 학생들은 유튜브에서 대화를 주고받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의 개인정보 노출을 최소화하고, 상대방에게도 적은 정보를 받을 수 있는 것도 한 이유다. 이민혁(14) 학생은 "다른 메신저는 얼굴 사진을 등록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유튜브는 그렇지 않다"라고 말했다. 타인이 올리는 정보를 덜 보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전문가들이 보는 눈도 다르지 않다.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관계에서 느끼는 '관리 부담'이 새로운 메신저를 찾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유 교수는 "메신저에서 너무 많은 정보가 오가니, 신경을 써야 할 것이 많고 피로감도 상당하다"면서 "10대들이 새로운 소통 창구를 찾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메신저 기능을 갖췄다고는 하나, 부족한 점도 있다. 유튜브 메신저는 다른 것과 달리 스티커, 이모티콘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관악구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박예진(12) 양은 "이모티콘으로도 하고 싶은 말을 많이 하는 편인데, 유튜브 메신저는 이모티콘이 없어 잘 안쓴다"라고 말했다. 이어 "페이스북 메신저도 예쁜 스티커가 없었는데 나중에 생겨서 애용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유튜브 메신저가 이모티콘 기능을 보완하면 '동영상 공룡'을 넘어 '메신저 공룡'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재용 한국소셜미디어진흥원장은 "10대들은 부모님이 쓰지 않는 메신저를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고, 약어와 이모티콘으로 대화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이어 "유튜브는 이미 점유율이 높아 기능을 확대하면, 주요 메신저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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