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두 나라 평화의 악수”…문 대통령 “비핵화 큰 고개 넘어”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과 남 사이에는 분단의 상징이고 나쁜 과거를 연상케 하는 이 자리에서 적대적인 두 나라가 평화의 악수를 하는 것이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이번 만남이 사전에 북미 정상 간 친서 교환에서 합의된 것이 아니냐는 인식에 대해 김 위원장 “오늘 아침 의향을 듣고 나도 깜짝 놀랐다”며 “(전날) 오후 늦은 시각에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가 만난다는 사실 자체가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렸지만 김 위원장 오지 않았으면 민망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애초 판문점서 짧은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던 이번 만남이 한 시간이 넘는 북미 정상의 ‘미니 정상회담’으로 이어진 점에서 조기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함께 북한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남쪽으로 건너와 “바로 지금 김 위원장을 백악관에 초청할 것”이라고 밝혀 3차 회담은 미국으로 사실상 정해졌다. 이번 정상회담은 사실상 3차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노이 핵 담판 결렬 후 122일만에 사실상 대화를 복원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만남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평화프로세스가 큰 고개를 하나 넘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하노이 북미 협상 결렬로 인해 북미·남북 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졌던 만큼 북미 간 실무협상에서 어느 정도 합의를 한 뒤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커 북미 정상회담이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대북제재 완화 문제에 대해 북미 간 이견이 커 실무협상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없지않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도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 약간의 이견을 보였다. 이날 한미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영변 핵 폐기가 비핵화 입구’라고 재차 강조하면서 “그런 조치들이 진정성 있게 실행된다면 그때 국제사회는 제재완화를 논의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가 아직 해제되지 않았지만 저는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에 대해서도 그렇지만 서두르면 반드시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