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1인 가구는 은퇴를 위해 월 123만 원의 투자·저축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은퇴 준비를 하고 있는 1인 가구는 21% 정도이며 준비 금액 수준도 57%에 불과했다.
23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5~29세 1인 가구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발간한 ‘2019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 1인 가구는 61세 이후, 여성 1인 가구는 58세에 은퇴할 것으로 예상해 다인 가구보다 은퇴 예상 연령이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인 가구 중 저소득 구간의 실제 투자·저축액은 이에 훨씬 못 미쳐 생계를 위한 기본적인 소비 충당 후 여력이 크게 부족한 상황으로 해석된다.
한국의 1인 가구는 약 562만 가구로, 국민 100명 중 11명이 1인 가구인 셈이다. 한국의 1인 가구는 순자산 약 1억3000만 원을 보유해 전년 대비 845만 원 증가했고, 부채는 2100만 원을 안고 있다. 한국의 총인구 감소 시점인 2028년 이후에도 1인 가구 증가세는 계속될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1인 가구가 월 평균 123만 원을 지출한다고 분석했다. 1인 가구의 소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주거비용(약 18%)이며, 음식·숙박, 식료품· 비주류음료, 교육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4인 가구의 소비행태를 살펴보면 교육, 식료품·비주류음료, 음식·숙박·교통 순으로 비중이 높아 1인 가구와는 정반대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현금·체크카드를 쓰던 20대 1인 가구의 상당수가 페이 서비스로 옮겨가는 경향도 파악된다.
1인 가구의 생활 형태를 보면, 약 73%가 평일에 바로 귀가하지 않고 다른 곳에 들른다. 바로 귀가하지 않는 날은 평일 5일 중 2일 정도다. 1인 가구가 바로 귀가하지 않을 경우 식사를 제외하고 시간을 보내는 곳은 ‘음주’ 관련이 가장 많았다. 이어 ‘대형마트’ ‘운동’ ‘카페’ 순으로 나타났다. 1인 생활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행동으로 남성은 ‘게임’, 여성은 ‘지인 모임’ ‘영화관’을 많이 꼽았다.
1인 가구의 금융자산은 예·적금이 약 60%, 입출금(MMF 등 포함)이 16%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령대별로는 40대의 투자자산(펀드·신탁·주식·보험) 보유 비중이 가장 높았다. 대출을 안고 사는 경우는 45% 정도로, 평균 6200만 원의 빚을 갖고 있다. 특히 1인 가구는 주택 구입·전세 자금을 마련하는 데 20% 정도를 금융회사 대출로 해결했다. 1인 가구의 약 87%는 보험을 1개 이상 가입하고 있으며, 가입 보험상품 수는 평균 2.9개다.
KB금융그룹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을 세밀하게 파악, 1인 가구의 금융·생활 니즈와 직결되는 맞춤형 상품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