궈타이밍 훙하이정밀공업 회장은 21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내년 1월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 출마를 선언한 지 두 달 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1일 궈 회장은 대만 북부 신베이 시내에서 열린 주총에 앞선 연설에서 “앞으로는 경영위원회에 맡길 것”이라며 “나보다 잘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자신을 중심으로 한 1인 지배체제에서 후임인 류양웨이 반도체 부문 사장을 중심으로 한 집단지도체제로의 전환을 공식화한 것이다.
궈 회장은 주총 후 선거 유세 차량을 타고 유유히 주총장을 떠났다고 한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총통 선거에 집중할 뜻을 어필하기 위해 일부러 유세 차량을 탄 것으로 보인다. 궈 회장은 내년 1월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에서 대중 융화 노선인 제1 야당 국민당 후보로 출마할 예정이다.
훙하이 이사회는 이날 주총 후 궈 회장의 후임으로 류양웨이 반도체 부문 사장을 승진시켰다. 이에 따라 궈타이밍의 직책은 일반 이사로 강등된다. 회장 교체는 6월말까지이지만 사실상 이날부터 새로운 경영 체제가 시작된 셈이다.
궈 회장은 1974년 훙하이를 창업, 영세한 마을 공장을 연 매출 18조 엔 규모의 거대 제조업체로 키웠다. 중국에서만 80만 명을 채용, 미국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등을 대량 생산해 세계로 출하해왔다. 다만 최근 중국의 인건비 상승과 미·중 무역 마찰의 역풍에 직면, 올 1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나 감소했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한 여성 주주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궈 씨가 총통이 돼 대만이 잘되면 훙하이도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다른 남성 주주는 “궈 씨의 리더십 없이 미중 마찰 등의 변동을 뛰어넘을 수 있을 지 불안하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