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지금은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면서도 4차례나 “서두를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과의 실무협상을 이어가고 싶고 준비돼있다”며 “일 년 전 (싱가포르에서 한) 약속을 향해 어떻게 진전을 이뤄갈지 우리의 상대방(북한 실무협상팀)과 논의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북미 간 실무협상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져야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우리 정부가 강조하는 톱다운 방식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반면 노르웨이를 국빈한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오슬로 연설에서 “6월 말 트럼프 대통령 방한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는 게 바람직하다”며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속한 만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6월 중 남북정상회담이 가능한지는 저도 알 수 없다”며 “남북 간 짧은 기간에 연락과 협의로 정상회담을 한 경험이 있기에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시기·장소·형식을 묻지 않고 언제든지 대화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 시기를 선택할지는 김 위원장에게 달려 있다는 말씀을 다시 드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 내용에 대해 “미국에서 대강의 내용을 알려준 바 있다”며 “그 친서 내용 속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하지 않은 아주 흥미로운 대목도 있다”고 언급했다.
조기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하는 한국과 실무회담 개최 추진이 먼저라는 미국과의 시각차가 보이는 대목이다. 한미 간 비핵화 해법을 놓고 방식과 내용, 속도 등에서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발언 전체 맥락을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만남을 미룬다고 얘기할 수 있겠느냐”라고 반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야기와 문 대통령의 얘기가 서로 다르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