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제주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은 11일 오전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브리핑을 통해 "고유정은 제주 펜션과 김포 자택 두 곳에서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유정은 전 남편이 성폭행하려 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지만, 사전에 범행도구를 구매한 점을 미뤄볼 때 허위로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박 서장은 "피의자는 구체적 범행 수법에 대하여 진술을 회피하고 있으나 피의자가 체격 차이가 큰 피해자를 정상적인 방법으로 제압하기는 쉽지 않았을 점, 사전에 졸피뎀을 구입한 사실, 현장에 비산된 혈흔 형태 분석 등을 토대로 종합한 결과 피해자가 수면제를 복용한 몽롱한 상태 또는 반수면 상태에서 피해자를 흉기로 최소 3회 이상 공격하여 살해하였을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전했다.
또 "프로파일러를 투입한 결과, 고유정은 현재 남편과의 결혼 생활이 깨질 수 있다고 우려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신질환 유무를 조사했지만, 공식적인 기록이 없고 조사 중에도 특별한 이상 징후가 없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 살해 시기에 대해 5월 25일 20시부터 21시 16분경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가 5월 25일 20시경 펜션에서 부친과 마지막으로 통화한 사실과 21시 16분경 피해자의 휴대폰이 꺼진 사실이 확인되고 그 사이 걸려온 전화에 피의자가 제대로 응답하지 못한 점, 피해자에게 투약되었다고 보이는 약물이 약 5분 만에 효과가 나타나는 점, 피의자의 진술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범행 시간은 5월 25일 20시부터 21시 16분경 사이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12일 고유정을 검찰에 송치한 이후에도 증거 보강 등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밤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 씨(36)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여러 장소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