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목 국내총생산(GDP)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2분기째 뒷걸음쳤다. 저성장·저물가가 고착화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 충분하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확대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고, 장기적으로는 내수시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실질 GDP가 부진했던데다 GDP디플레이터가 2분기째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 명목 GDP 하락을 주도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과 국제유가 상승이 맞물렸던 2006년에도 GDP디플레이터는 2분기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었다”고 설명했다.
총체적 물가수준을 보여주는 지표인 GDP디플레이터는 전년동기대비 0.5% 하락했다. 직전분기에도 0.1% 떨어졌었다. 역시 2006년 1·2분기 연속 감소 이래 첫 2분기째 하락세다. 1분기 실질 GDP는 전기대비 0.4% 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4분기(-3.2%) 이후 10년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의존 경제의 부작용이란 평가도 나왔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제가격 하락에 반도체 값이 떨어졌다. 수출과 투자도 반도체 경기가 꺾이며 좋지 않다. GDP디플레이터와 실질 GDP 하락 모두 반도체 때문”이라며 “우리 경제가 반도체에 얼마나 많이 의존해 왔는가를 경기 하강국면에서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확대재정정책을 주문했다. 하 교수는 “기준금리를 인하한다고 해서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 연준이 공격적으로 인하에 나서지 않는 이상 한은 금리인하에도 한계가 있다”며 “외국에도 돈을 빌려쓰는 상황도 아니라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여력이 많은 재정을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도 “구조적 부분은 계속해서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 순환적 부분은 재정을 크게 확대해 풀어야 한다. 반면 금리인하는 조심스럽다. 구조적 불균형 부문을 더 악화시키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내수시장 활성화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단기대책도 어느정도 있어야 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성장동력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출 환경은 우리 힘으로 하기 어려운 만큼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들을 과감히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