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취재하는 기자는 게임중독 환자일까.
기자는 게임산업 분야를 맡고 있다. 콘텐츠를 알아야 기사를 작성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게임을 지속적으로 접해 보는 편이다.
위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니 세계보건기구(WHO)의 의견대로라면 게임 담당 기자는 중독 환자가 아니다. 게임을 접하는 것이 일상이지만 ‘업무’로 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게임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점을 들어 중독자로 판정하기도 한다. 사람에 따라, 해석에 따라 게임 담당 기자는 중독자일 수도, 중독자가 아닐 수도 있다.
WHO가 게임이용 장애에 대해 질병코드를 부여키로 결정함에 따라 국내 게임업계가 뒤숭숭하다. 일부 개발자들은 “저는 중독 물질을 만들고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비꼬아 말하기도 한다.
게임이용 장애에 질병코드를 부여키로 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그 명확한 기준이 없다. 심지어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조차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결정도 못 내린 상태다. 게임중독이 질병이라는 전제만 있을 뿐, 어떠한 기준을 중독으로 볼지 현재까지는 애매모호한 상태다.
결국 혼란은 게임산업과 그 유저들만 겪을 뿐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와 게임개발자협회, 한국게임학회 등은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잇따라 대응 방안을 내놓으면서 예고됐던 사항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대책 중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게임중독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임을 질병으로 분류하고, 이를 중독으로 규정짓기 위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게임을 즐기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다. 업무를 위해 게임을 하는 사람, 직업상 게임을 하는 사람,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게임을 하는 사람 등 유형은 다양하다. 이들의 선택을 ‘중독’으로 규정짓고 ‘환자’로 명명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