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와 교육부, 양 부처 경험을 활용해 최대한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타 부처 출신이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9일 이투데이와 만난 박영숙 서울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은 “새로운 정책 아이디어를 늘 고민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박 청장은 18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취임 당시 중기부가 부처로 승격된 이후 부처 간 인적교류를 통해 처음 임명된 서울청장이자 여성 청장이라는 점에서 화제와 기대를 모았다. 교육부 출신인 박 청장이 ‘새로운 피’로 수혈되면서 중기부가 혁신의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박 청장은 취임 이후 현장 중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00일간 이틀에 한 번꼴인 50여 차례 기업 현장을 찾았다.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개선사항 등을 중기부에 건의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 박 청장의 설명이다.
박 청장은 “중소벤처기업인들이나 소상공인들이나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교육부 시절에 느꼈던 것보다 어렵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중소기업인들과 소상공인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맙고 책임감도 많이 느낀다”고 강조했다.
우선 박 청장은 기업인들의 어려움을 제도적, 정책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을 제1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박 청장은 “중소기업인들이 가장 어렵다고 호소하는 것이 최저임금 인상”이라며 “중소기업의 스케일업 지원과 인력난도 꼭 해결해 줘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박 청장은 서울 지역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서울지방청만의 고유 정책사업도 추진 중이다. 실제 중기부 차원에서도 각 지역청별로 고유 사업을 준비하라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이에 박 청장은 서울지역 중소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제조업 비중이 낮다는 점에 착안해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업종을 활성화해 보려는 생각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서울에 있는 내수형 초보 기업들의 수출 판로를 개척하는 방식을 통해 중소기업이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역의 특성을 살린 ‘맞춤형 지원’도 박 청장의 복안 중 하나다. 서울 내 25개 구청에서도 각각 지역 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시행 중인 곳들이 많다는 것. 이를 서울지방청과 협력을 통해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고, 보다 효율적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서울중기청은 구청별 협력도 추진할 방침이다. 박 청장은 “6월 중 구청별 경제과장들과 회의를 하기로 했다”며 “구청별 업무협약(MOU) 등을 통해 지역별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원스톱’으로 해결하고 적절한 지원을 할 수 있는 시스템 협업을 통해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 청장은 공식적인 인적교류가 끝나는 시점인 내년 2월 이후를 내다본 정책도 꾸준히 준비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청장은 교육부 재직 시절에도 ‘자발적 아싸(아웃사이더)’라고 불릴 정도로 혁신적 정책을 착안해 추진하는 관료로 유명했다. 사교육통계시스템 구축, 글로벌 박사 펠로십(fellowship) 도입 등은 그의 대표적 성과다.
박 청장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중소기업에 대한 연구개발(R&D)지원, 그중에서도 특히 신기술이나 신제품 개발 이후 실증환경(테스트베드)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중소기업들의 자금이나 기업 여건상 R&D에 투자할 비용이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테스트베드는 엄두도 못내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테스트베드가 확보돼야 세계적 기술이나 혁신적 제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박 청장의 의견이다.
박 청장은 “원천기술이나 부품소재를 개발하는 기업들은 정책적으로 집중해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대학과 협력을 통해 중소기업의 테스트베드를 마련해주는 식의 방법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육부와 중기부가 인재육성과 연구개발을 동시에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장기적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