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는 같은 차선 뒤에서 따라오던 B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해 본인 차량을 추월하다 들이받는 사고를 당했다. A 씨는 사고를 피할 수 없었던 만큼 B 차량의 100% 과실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보험사는 ‘20:80’ 쌍방과실이라고 통지했다.
#A 씨는 교차로에서 직진과 좌회전 노면 표시가 있는 차선에서 직진했다. 직진 노면 표시만 있는 옆 차선에 서 있던 B 차량은 좌회전하다 A 씨 차량을 들이받았다. A 씨는 아무 잘못이 없었지만, 보험사는 쌍방과실이라고 통지했다.
앞으로 위의 사례는 모두 상대방의 일방과실로 인정된다. 기존에는 기준이 없거나 쌍방과실이었다. 금융당국이 피해자가 피할 수 없는 사고를 일방과실로 인정하도록 관련 기준을 대폭 변경했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인정기준 개선안’을 발표했다. 현행 과실비율 인정기준 가운데 ‘차대 차’ 사고 과실비율 57개 중 일방과실 기준은 9개에 불과하다. 금융위는 일방과실 인정 기준 22개를 신설하고 11개를 변경하는 등 최대 33개 기준을 손본다.
또 현행 과실비율 인정기준은 최대 4년마다 개정돼 자전거도로와 회전교차로 등 새 교통시설물 과실비율 기준을 반영하지 못했다. 이에 과실비율 기준이 없으면 사고 현장에서 교통사고 당사자와 보험사가 과실비율을 합의해 결정해왔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양측 합의가 어려워 분쟁과 소송이 많이 발생했다. 이에 교통환경 변화에 따른 과실비율 기준 12개를 신설하고 1개를 변경했다.
예를 들어 차량이 자전거전용도로를 침범해 이를 달리던 자전거를 치면 차량 100% 과실이 인정된다. 또 회전교차로에 진입하는 A 차량과 이미 회전 중이었던 B 차량이 충돌하면 ‘80:20’의 과실부담을 진다.
이 밖에 최신 법원 판례를 반영해 과실비율 20개를 신설하고 7개를 변경하기로 했다. 소방기본법과 도로교통법 개정 사항도 함께 반영했다. 예를 들어 교차로 녹색 신호에서 직진 중인 A 차량과 적색 신호에 직진 중인 B 긴급차량이 충돌하면 ‘60:40’ 과실비율이 인정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피해자가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는 가해자에 무거운 과실책임을 부과해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고 과실비율 분쟁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정 과실비율 인정기준은 30일부터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