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본부장은 22~2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WTO 비공식 통상장관회의에 참석해 "적법 절차를 거쳐 최종 판결이 내려진 사안을 WTO 상소기구 개혁과 연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WTO 상소기구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제한 조치에 관해 '한국의 수입 규제조치가 WTO 협정에 합치한다'고 판정했다. 양심제인 WTO에선 상소기구 결정이 최종 판정이다. 그러나 일본은 상소기구 구성 등을 문제 삼으며 사실상 불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 본부장은 이번 회의에서 WTO 개혁도 강조했다. 그는 "투명성 강화, 복수국간 협정 가능 분야 발굴을 통해 WTO 기능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각료선언을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유 본부장은 오타와그룹 장관회의에서도 "현재 WTO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회원국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회원국들이 WTO 협정상의 통보 의무 등을 더욱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타와그룹은 한국과 캐나다, 유럽연합(EU) 등 WTO 개혁 논의를 선도하는 13개국 모임이다.
유 본부장은 같은 기간 '디지털 시대 무역의 혜택 실현 및 다각화'를 의제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에선 중소기업 혁신과 공공데이터 개방 등 포용적 디지털 생태계 구축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데이터의 자유로운 이동과 사생활 보호 사이 균형을 찾기 위한 국제 규범 논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유 본부장은 이번 파리 방문에서 에르네스투 아라우주(Ernesto Araujo) 브라질 외교장관, 루흐사르 펙잔(Ruhsar Pekcan) 터키 무역부 장관과 잇따라 만났다. 유 본부장은 아라우주 장관과 한-브라질 수교 60주년을 맞아 한-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정(FTA) 조기 타결, 양국 간 투자·인프라 진출 확대 등에 뜻을 모았다. 유 본부장은 펙잔 장관에게는 터키의 대한(對韓) 무역구제조치 등에 따른 한국 기업의 어려움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