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오타와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G20 의장국이라는 지위를 활용해 오는 6월 오사카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WTO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1세기 현실이 무역 규칙을 만드는 데 반영돼야 한다”며 “WTO는 변화하는 경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WTO의 협상 기능은 다시 활성화돼야 한다”며 “분쟁 해결 메커니즘이 당초 기대했던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구권 국가들도 WTO의 전면적인 개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캐나다는 지난해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서방 국가들을 불러 WTO 개혁에 관한 회의를 열기도 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들은 WTO가 정부 보조금 등 무역 왜곡행위에 대해 충분한 처벌을 내리지 않고 있으며 지식재산권 보호에도 취약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WTO가 자국을 불공정하게 대우하고 있다며 여러 차례 불만을 터뜨렸다.
단, 아베 총리의 개혁 요구는 최근 WTO가 한국의 후쿠시마 주변지역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인정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WTO 상소기구는 지난 11일 1심 판정을 뒤집고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유출 사태가 환경에 미치는 잠재적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는 한국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아베 총리는 “WTO 상소기구는 분쟁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결론을 내리는 등 다양한 문제가 있다”며 “일부 WTO 회원국이 상소기구 결정에 의구심을 표명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5월 2일 이후로는 세계 각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는 미국 정부의 방침에 대해 “일본은 전통적으로 이란과 좋은 친구였다”며 “이를 활용해 중동 지역 안정과 평화에 공헌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