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공연을 즐기는 1인 관객, 이른바 '혼공족'이 예전보다 크게 늘어나 전체 관람객 중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와 30대 여성 비중이 높았다.
21일 온라인 예매사이트 인터파크티켓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간의 추이를 살펴보고 분석한 결과, 2005년 11%였던 '혼공족'은 지난해 46%까지 늘어났다. 2017년에는 최고에 달해 무려 49%까지 증가했다.
급기야 2015년부터 2인 관객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2인 관객은 2005년 69%에서 38%까지(2017년) 감소했다. 3~4인 이상 동반 예약 건수는 2005년부터 2018년까지 변동폭은 작았다. 3인 관객은 2005년 9%에서 2015년 6%까지 내려갔다가 2018년에는 8%로 소폭 증가했다. 4인 이상 관객도 2005년 10%에 달했으나,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며 2018년에는 6%까지 감소했다.
◇ 콘서트에서 '혼공족' 비중 압도적 = 2016~2018년 공연 장르 별로는 콘서트에서 '혼공족'이 가장 많았다. 2016년 55%, 2017년 65%, 2018년 58%로 나타났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아이돌 가수들의 콘서트 예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아이디당 1매로 티켓 매수를 제한하는 경우가 있어 제도적인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클래식·오페라와 연극도 타 장르에 비해 1인 관객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에 클래식·오페라에서 1인 관객 예매 비중이 43%로, 2인 관객 예매 비중 42%를 앞질렀다. 연극은 1인 관객 예매 비중이 41%로 뮤지컬 39%, 무용·전통예술 38% 보다 높은 비중을 보였다. 클래식과 연극은 뮤지컬에 비해 티켓 가격이 저렴하고 마니아층이 두꺼워 혼자 공연을 즐기는 관객 또한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해를 거듭할 수록 장르와 상관없이 1인 예매자와 2인 예매자의 비중이 비등한 양상을 띠고 있어 혼공이 이제 보편적인 관람 행태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 20대 여성 '혼공족' 가장 선호 = 2015~2018년 '혼공족'을 연령·성별로 살펴보면, 20대 여성이 31.5%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30대 여성(18.6%), 10대 여성(11.5%)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10대의 약진이 도드라지는데, 2015년 10.2% 비중이었던 10대 관객은 2017년 17.1%까지 증가했고, 2018년에는 13.4%를 차지했다. 이는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 시장이 확대되면서 10대 팬들의 공연 관람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성비로 봤을 때는 여성이 75%, 남성이 2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2015년~2018년까지 전체 남녀 비중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남성들 중에서는 10대(1.9%) 보다는 40대(4.7%) 혼공족 비중이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 창작 뮤지컬 선호하는 '혼공족' = 2018년 전체 공연의 혼공족 평균 비중은 46%이나 뮤지컬과 연극의 개별 작품들 중에는 혼공족비중이 70%가 넘는 작품들이 많았다. 최근 4년간 무대에 오른 객석 점유율 50% 이상의 뮤지컬과 연극 중 ‘웃는 남자’가 혼공족 비중이 45%에 달했다. 중소극장 뮤지컬에서는 ‘배니싱’이 86%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연극 중에서는 ‘벙커 트릴로지’가 88%로 가장 높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분야별로 1위~5위까지 오른 작품들을 보면 대극장 뮤지컬은 30~40%대, 중소극장 뮤지컬과 연극의 관객 60~80%가 혼공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흥행작이나 다회차 관객이 많은 공연일수록 혼공족 비율이 높았다고 볼 수 있다.
백새미 인터파크 공연사업부장은 "워라밸을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수준 높은 창작극의 증가로 공연을 일상적으로 즐기는 관객층이 늘어나면서 앞으로도 혼공족은 시장을 주도하는 관객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무대와 음악에만 몰입해서 즐기기 좋은 공연은 다른 어떤 취미 활동보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혼자서 즐기기 좋은 분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