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태 파악조차 못 하고 대안도 엉터리인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설명회를 진행할 수 없다. 백지화하라.”
왕숙2지구 주민대책위원회는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모였다. 이날 설명회에는 최근에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경기도 고양 창릉의 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도 참석해 반대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오후 행사도 예정된 시간에 시작했다. 오전과 마찬가지로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을 맡은 퍼스트엔지니어링 직원이 발표에 나섰다. 그러나 주민들은 애초부터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이 졸속으로 작성됐다며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항의했다. 설명회는 시작 10여분 만에 성토의 장이 됐다.
대책위는 현장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부실하게 작성됐다는 근거 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대책위는 △환경영향평가협의회 서면심의의 부당성 △날짜의 미정확 △환경영향평가협의회 위원의 인적사항 미기재 △하수연계처리 방안 미흡 △생태환경조사 미흡 △사회·경제환경의 조화성 조사 미흡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용환열 왕숙2지구 주민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왕숙2지구의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은 2018년 12월 28일부터 올해 3월 중 12일 동안 단기간에 걸쳐 동·식물상의 현지 조사를 했음에도 계절별로 조사했다고 하면서 배포했다”면서 평가서 초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설명회를 이어가려 했지만 주민들은 초안 자체가 부실하게 작성된 만큼 더 이상 설명회를 진행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항의했다.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평가서 초안은 거짓된 것이다. 설명회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초안서 작성이 잘못됐기 때문에 지적하는 것”이라며 “1년 동안 환경영향평가서를 재작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이 “강제수용 철회하라” “강제수용 결사반대”라는 구호를 외친 것을 끝으로 설명회는 파행됐다. 행사 시작 30분 만이다.
한편, 오는 17일에는 하남시청 2층 대회의실에서 하남 교산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설명회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