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되찾은 한국 조선업, 거제 부동산도 살아날까

입력 2019-05-15 14:41 수정 2019-05-1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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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빅아일랜드 현장 부지(사진=거제빅아일랜드피에프브이)
▲거제 빅아일랜드 현장 부지(사진=거제빅아일랜드피에프브이)
우리나라 조선업 수주량이 늘며 다시 세계 1위 타이틀을 되찾자 지방 부동산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5일 영국 조선ㆍ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별 선박 수주 실적에서 우리나라는 약 44%의 점유율로 7년 만에 세계 1위를 탈환했다.

중국이 한동안 낮은 가격을 무기로 공격적인 수주를 이어왔으나 결국 품질에 대한 문제점이 불거지면서 높은 완성도로 전 세계를 주름잡던 한국의 조선산업이 다시 각광받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국의 조선산업은 대표적인 고부가선이자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LNG(액화천연가스)선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LNG선 전체 발주량 중 94%를 한국 조선업체에서 수주한 바 있으며 올해도 삼성중공업이 전체 16척 중 8척을 발주하는 등 활발한 수주가 이뤄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LNG선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하고 있어 한국 조선업의 호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약 60척의 LNG선 발주가 예상되는 카타르를 비롯해 모잠비크, 러시아 등에서도 총 40여 척의 LNG선 발주가 예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LNG선 수주에서 강세를 보이는 만큼 향후 선박 제작에 필요한 도크가 부족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로 국내 조선업의 부활이 점쳐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선업을 기반산업으로 삼고 있는 도시들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조선소가 몰려있는 경남 거제시가 예전의 화려했던 모습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거제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굴지의 조선기업들이 위치한 곳으로 조선업의 활황과 함께 오랫동안 화려한 시기를 보내왔다. 높은 임금을 받는 조선소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통 큰 소비가 이뤄져 호황기에는 분양하는 물량마다 1달을 넘기지 않고 완판 행진을 이어갔을 정도다.

하지만 수년 전 조선업의 불황으로 인해 거제는 최근까지 심각한 침체를 겪었고 지역민들의 소비심리 역시 크게 위축됐다.

이렇게 한동안 꽁꽁 얼어있던 거제의 시장 분위기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조선업의 부활과 함께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한동안 배가 없어 텅텅 비어있던 고현항의 경우 최근 들어 많은 선박이 들어차기 시작했으며 이미 퇴사한 과거의 조선업 근로자들이 재입사 요청 제안을 받고 있다는 소문도 들려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거제시 아파트 거래량도 늘어나고 있다. 한때 분기당 300건대에 머물던 거제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4분기 661건까지 치솟았고, 올 1분기에도 575건을 기록하는 등 좋은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수년간의 경기 침체로 집값이 거듭 하락해 저점을 찍은 상황에서 최근 들어 삼성중공업 등의 선박 수주가 활발히 이뤄지자 가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고현항 항만 재개발을 통해 아파트와 판매시설, 호텔 등으로 구성되는 해양복합신도시 ‘빅아일랜드’ 조성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거제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삼성중공업 등의 선박 수주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거제의 시장 분위기도 조금씩 살아나는 추세”라며 “아직은 소비심리가 위축돼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수년 후에는 수주 효과로 인해 다시 한 번 화려한 시기를 맞게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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