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조선 매각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채권단이 목표로 했던 지난해 흑자전환은 성공했지만, 더욱 확실한 실적 개선을 토대로 몸값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선조선 채권단은 기존 3~4월 매각추진 방침을 유보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원래 지난해 실적이 나와 흑자전환을 하면 매각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상반기 실적까지 본 뒤 매각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선조선은 4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성동조선해양·STX조선해양·한진중공업·대한조선 등을 포함한 국내 5대 중견 조선사 중 유일하게 이익을 낸 것이다. 매출액도 3019억 원으로 1년 새 14.3% 증가했다.
꽁꽁 얼었던 수주도 온기가 돌고 있다. 연초 대선조선은 범주해운과 남성해운 등 국내 선사들로부터 10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했다. 현재 중견 조선사 중 수주 활동을 정상적으로 하는 곳은 대선조선과 대한조선이 유일하다.
또 채권단 관계자는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지 않냐”며 “제값 받고 팔려면 그만큼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상반기 매각 계획을 유보한 건 확실한 시그널을 줘 몸값을 올리기 위함이다. 상반기 실적이 나오는 7~8월 이후에야 매각 작업이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관계자는 “대선조선 매각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있다”고 말했다. 인수를 희망하는 곳이 있으면 언제든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재 인수 의향을 타진한 곳은 한 곳도 없는 상황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2곳이 있었지만, 채권단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흐지부지됐다.
한편 대선조선 채권단은 지난해 한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원매자와 가격협상에 실패해 끝내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