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와 대체투자가 급증하면서 자산운용 시장 규모가 2000조 원을 돌파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산운용 시장 전체 수탁고는 총 2010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2% 늘어났다. 이는 국내총생산(GDP)대비 113%에 해당하는 규모다.
자산운용 시장은 2015년 10월 사모펀드 규제 완화 이후 급성장했다. 운용형태별로 살펴보면 펀드는 551조 원, 일임은 586조 원, 신탁은 873조 원으로, 모두 2015년 10월 사모펀드 규제 완화 이후 2014년 말 대비 50%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중 펀드의 경우 2015년 시작된 규제 완화와 전통 자산의 수익률 정체와 맞물리며 사모와 대체투자 중심으로 ‘폭풍’ 성장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국내 전체 펀드설정 금액은 2014년 말(377조 원) 대비 174조 원 증가했는데, 이 중 92%의 증가분(160조 원)이 사모펀드로 흘러 들어갔고, 공모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6.9%(14조 원)에 그쳤다. 이에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사모펀드와 공모펀드 비중은 2014년 말 4대 6에서, 지난해 말 6대 4로 역전됐다.
전문 사모운용사 진입요건 완화에 공모운용사와 전문 사모운용사 숫자도 역전됐다. 국내 전체 자산운용사 수는 2014년 말 86개에서 지난해 말 243개로 늘어났다. 이 기간 공모운용사는 76개사에서 74개사로 줄어들었지만 전문 사모운용사는 10개에서 169개로 급증했다.
사모펀드 증가와 함께 부동산과 같은 대체투자 증가도 두드러졌다. 증권형과 머니마켓펀드(MMF) 등 전통적 자산에 대한 투자는 줄어들었지만, 대체투자는 증가한 것. 실제로 증권형 펀드의 수탁고가 전체 펀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말 52.9%에서 2018년 말 43.8%로 줄어들었지만, 부동산 펀드의 비중은 7.9%에서 13.7%로 늘었다.
해외투자 펀드도 2014년 말 약 87조 원에서 약 150조 원으로 급증했는데, 해외펀드 역시 공모보다는 사모와 대체투자 위주로 성장하는 등 변화양상이 국내투자 펀드와 비슷했다.
펀드 시장이 사모와 대체투자 위주로 성장하다 보니 판매 채널에도 변화가 생겼다. 공모·증권형 중심으로 판매하는 은행의 전체 펀드의 판매 점유율은 5%포인트 줄어들어 20%를 기록했고, 증권사는 4.9% 늘어난 71.3%를 차지했다.
한편, 일임의 경우 기관 중심으로 별다른 변화 없이 채권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신탁의 경우 은행이 전체 신탁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산운용 시장 성장이 금융시장 발전에 기여하고 있으나 이러한 성장과 함께 전반적으로 사모펀드, 부동산 등 고위험자산 비중이 높아졌다”면서 “부동산펀드를 비롯해 펀드 건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잠재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는 등 자산운용사 및 펀드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