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급상승하면 2년3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한달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며 연초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중국 4월 제조업 및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부진한 것을 계기로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역외 매수세가 급증했다. 반면 월말 네고(달러매도) 물량은 사실상 실종상황이었다.
중국 4월 제조업 및 비제조업 PMI는 각각 50.1과 54.3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50.5와 54.9를 각각 밑돈 것이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중국 PMI가 부진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원·달러가 생각보다 너무 많이 올랐다고 평가했다. 이만큼 반응할 재료는 아니었다는 진단인 셈이다. 일단 미국 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봤다. 비둘기파(통화완화)적이거나 금리인하 가능성이 내비쳐진다면 원·달러 상승세도 한풀 꺾일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조금이라도 매파적일 경우 추가상승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일단 1170원이 1차 저항선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장중 저점은 개장가인 1159.0원이었다. 장중 변동폭도 9.2원으로 지난해 10월19일 9.6원 이래 가장 컸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11.18원 급등한 1048.94원을 기록했다. 이는 1월3일 1055.06원 이후 최고치다. 전일대비 상승폭도 지난달 25일 11.89원 급등 이후 한달만에 최대폭이다.
역외환율은 사흘만에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58.3/1158.7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2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중국 제조업 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것을 계기로 원·달러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역외 은행들의 매수가 많았다. 최근 한국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감과 함께 역외에서 달러 강세에 베팅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이렇게까지 상승해야하나 할 정도로 과도하게 많이 올랐다”며 “달러 위안에 많이 연동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주말 발표가 예정된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는 어느정도 잘 나올 것이라는 관측들이 많다. 이에 따라 FOMC 스탠스가 중요할 것 같다. 비둘기파적이거나 금리인하 가능성 등을 내비칠지 주목된다. 조금이라도 매파적이라면 원·달러는 좀 더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다. 하단은 1150원으로 보며, 상단은 의미가 없을 듯 싶다. 일단 1170원이 1차 저항선이 되겠다”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중국 제조업과 비제조업 PMI가 좋지 않게 나오면서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후엔 딱히 재료는 없었는데 역외에서 계속 끌어올렸다. 반면 월말임에도 불구하고 네고는 별로 없었다”며 “중국 지표 부진을 감안해도 너무 많이 올랐다”며 “내일 하루 쉰다는 점에서 전망은 어렵다. FOMC도 별 내용은 없을 것 같다. 다만 오늘 없었던 네고물량이 나올수 있을 것 같다. 원·달러는 이번주 1160원에서 1175원 사이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42엔(0.38%) 떨어진 111.38엔을, 유로·달러는 0.0012달러(0.11%) 오른 1.1177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64위안(0.09%) 상승한 6.7395위안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