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제품가 인하 등으로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기업들의 어깨가 무겁다. 수익성 악화는 물론 몸집 불리기조차 실패한 기업도 있다. 당장 시작된 2분기를 기점으로 반등을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LG그룹 주요 계열사인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는 모두 우울한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LG화학은 전지부문 비수기 및 화재에 따른 일회성 비용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졌다.
1분기 영업이익은 2754억 원으로 1년 만에 절반수준으로 떨어졌고 매출액은 6조 6391억 원으로 지난해와 별 차이가 없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2119억 원으로 무려 61.7%급감했다.
하지만 다행히 2분기부터는 △석유화학부문 신규 가동물량 효과 △전지부문 2세대 전기차 물량 확대 등으로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계절적 비수기와 LCD 패널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1320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내며 3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동기(-983억 원)보다 손실 폭이 더욱 커졌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조8788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5조6752억 원) 대비 4% 늘었지만 전분기(6조9478억 원)에 비해서는 15% 감소했다.
계절적 비수기로 출하가 감소했고 일부 IT부품 공급부족에 따른 영향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에 더욱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서동희 CFO(최고재무책임자)는 “OLED를 중심으로 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내부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특히 자동차용 등 OLED만의 차별점을 활용해 이익 기여도를 점차 높여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스코 역시 철강시장 불황이 발목을 잡았다. 1분기 영업이익은 1년 만에 20% 가량 감소한 1조2029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6조142억 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며, 영업이익률은 7.5%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77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2%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철강시황 부진으로 이익은 감소했으나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 판매 증가, 포스코에너지 LNG발전 판매가격 상승 등 무역·에너지 사업의 호조로 7분기 연속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2분기 실적 전망은 다소 밝다. 일부 제품에 대한 가격인상으로 이익이 소폭 개선될 것 예상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국의 경기부양, 신흥국 성장세 등으로 철강가격이 소폭 반등하겠지만 세계 철강수요 증가세 둔화와 원료가 상승이 수익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원가절감, WTP(World Top Premium)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재무건전성 확보 등 수익 창출 노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에쓰오일은 작년 말부터 지속된 국제유가 상승과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의 견조한 스프레드에 힘입어 영업이익 2704억 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제품 평균판매단가 하락 및 설비 정기보수에 따른 판매량 감소로 매출액(5조 4262억)은 1분기 만에 20.9% 급감했다.
다행히 2분기 부터는 휘발유 성수기 진입 등으로 정유 부문은 정제 마진이 예상되며, 석유화학부문 역시 미·중 무역분쟁 완화 등으로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OCI도 제품 가격 하락에 406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내며 작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폴리실리콘,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 벤젠 등 가격약세, 예상보다 길어진 폴리실리콘 정기보수 등이 적자폭을 키웠다.
OCI는 반도체 산업에 쓰이는 고부가가치 과산화수소, 인산 제품 비중을 증가시키는 등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