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부촌인 용산 동부이촌동(이촌1동)의 집값이 맥을 못추고 있다. 최근 거래가격만 놓고 보면 강 건너 동작구 흑석동에도 밀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용산에 속해있으면서 유독 개발계획에서 소외되면서 보유세 부담이 커지자 처분하는 흐름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이촌동 동부센트레빌은 전용 100.9㎡가 12억 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5월 중순께 거래된 16억 원(13층)에서 4억 원 가량 빠진 가격이다.
한강대우아파트도 전용 84㎡가 12일 12억 원에 거래됐다. 이 역시 지난해 8월 15억 원(11층)에 거래된 것보다 3억 원 급락한 값이다. 또한 한강한가람아파트는 전용 59㎡가 이달 초 10억7000만 원에 팔리며 지난해 9월 거래보다 2억2000만 원 가격이 내려갔다.
이달 들어 2억~4억 원 정도 내려간 거래들이 이어지자 인근 중개업소들도 당황하는 표정이다.
동부이촌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국토부 실거래가시스템에 가격이 확 내려간 계약들이 최근에 올라왔는데, 이것이 다른 매물들 가격 조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현재 호가로 부르는 시세보다는 확실히 낮은 값이기에 가족 간 거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동부이촌동의 거래가격들은 동작구 흑석동의 비슷한 평형대 거래가격보다 밀리는 것이어서 부촌으로서 자존심에 생채기가 나고 있다. 1월 말께 흑석한강푸르지오는 전용 84㎡가 12억3000만 원에 거래되며 이촌 동부센트레빌과 한강대우의 최근 실거래가를 앞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12일 기준 이촌동 아파트 시세는 전용 3.3㎡당 3983만 원으로 흑석동(2366만 원)을 크게 앞서고 있으나 실거래가에서는 일부 역전 현상이 발생한 셈이다.
다주택자가 투자로 보유한 아파트가 많았던 터라 보유세 인상을 피하려는 흐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실제 용산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올해 전년보다 17.98% 오르며 전국서 과천 다음으로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동부이촌동의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다주택자들의 경우 종부세 부담이 더 커지기 때문에 급하게 처분하는 경우도 있다”며 “노후 아파트가 많은데 최근 한강삼익이 건축 심의를 통과한 것 외에는 정비사업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라 아파트값이 계속해서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