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날부터 비대면 증권계좌 서비스를 실시했다. 사실상 현재 카카오뱅크의 대주주로 있는 한국투자증권지주와 협업한 것이다. 카카오뱅크를 통해 계좌에 가입할 경우 소정의 혜택을 제공해, 점유율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식거래 시 평생 수수료를 무료로 한다는 점도 강력한 유인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과의 협업은 다른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의 지주사인 한국투자증권금융지주가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인데,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최대주주로 올라설 경우 한국투자증권과 관계가 틀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협업을 통해 향후 대주주 지위가 바뀌더라도 공생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은행권에 없던 상품을 출시하며 인터넷은행의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매주 납부 금액이 증가하는 상품인 ‘26주 적금’은 60만 좌 이상 개설되면서 카카오뱅크를 떠나 대표 저축상품이 됐다. 이러한 인기로 신한은행의 ‘쏠편한 작심 3일 적금’ 등의 비슷한 상품 출시를 이끌었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모임통장의 경우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모임통장은 동호회, 동아리 등 모임 회비를 투명하고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카오톡’을 통해 빠르게 고객 유입을 확보하고, 시중은행 모임통장의 경우 모임주가 내역을 공개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냈다.
카카오뱅크 모임통장 서비스를 출시한 지 100여일 만에 이용자 수는 200만 명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 월평균 유입 수도 2배가량 늘었다. 오프라인 점포가 없어 고객과 접점이 떨어진다는 인터넷은행의 단점을 극복한 것이다.
인기에 힘입어 카카오뱅크는 동시에 인터넷은행에 진입한 케이뱅크를 크게 앞서고 있다. 지난해 말 자본금은 1조3000억 원으로, 케이뱅크(4800억 원)보다 3배 이상 규모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2월 말 기준 고객 수 850만 명으로, 수신 13조697억 원, 여신 9조368억 원까지 덩치를 키웠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특출한 혁신을 보였는지에 대해선 의문점이 있지만, 상품개발 측면에선 ‘메기 효과’를 거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