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실효환율 중 물가를 감안한 실질실효환율(REER·real effective exchange rate)과 이를 포함하지 않은 명목실효환율(NEER·nominal effective exchange rate)간 격차가 11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최근 국내 물가가 주요 교역대상국들보다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명목실효환율도 0.14%(0.16포인트) 내린 117.51을 보였다. 이 역시 지난해 7월(116.68)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명목보다 실질 실효환율이 더 떨어지면서 두 사이의 격차는 4.83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이는 2008년 2월(5.41포인트) 이후 최대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환율쪽 요인보다는 물가쪽 요인이 컸다. 주요 교역국인 중국보다 국내 소비자물가(CPI)가 덜 오른 탓”이라고 설명했다. 문정희 KB증권 이코노미스트도 “물가차이가 커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2월 기준 소비자물가를 전월대비로 비교해보면 한국은 0.4% 상승해 5개월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반면 한국과 교역비중이 가장 큰 중국의 경우 1.0% 올라 상승폭이 더 컸다. 국내 물가 상승세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유로(0.3%)와 미국(0.2%)도 올랐다. 일본(0.0%)만 제자리걸음이었다.
같은기간 원·달러 평균환율은 전월(1122.00원)대비 소폭(0.0%, 0.45원) 오른 1122.45원을 기록했다.
실질실효환율(REER·real effective exchange rate)이란 세계 61개국의 물가와 교역비중을 고려해 각국 통화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2010년)보다 그 나라 화폐가치가 고평가(원화 강세) 됐다는 의미며, 낮으면 저평가(원화 약세) 됐다는 뜻이다. 즉 이 수치가 상승하면 수출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됨을, 하락하면 강화됨을 의미한다. 명목실효환율(NEER·nominal effective exchange rate)은 교역량만 가중 평균한 지표다.
한편 주요 교역대상국의 실질실효환율은 일본은 2.29%(1.78포인트) 떨어진 77.56을 기록했다. 세계 61개국 가운데 스웨덴(87.28, -2.34%, -2.09포인트)에 이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유로도 0.86%(0.82포인트) 내린 94.93을 보여 하락국 상위 9위에 올랐다.
반면 중국은 2.00%(2.48포인트) 상승한 126.32를 나타냈다. 이는 베네주엘라(3.03%, 0.02포인트)와 칠레(2.35%, 2.27포인트) 다음으로 가장 크게 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