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그룹이 지주사 전환 이후 오너일가 지분 정리를 통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로부터 다소 여유를 찾았다. 다만 일부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GF그룹은 2017년 11월 지주사 BGF를 중심으로 하는 지주사 전환 작업을 마무리했다. 과정에서 홍석조 BGF그룹 회장을 비롯한 두 아들들은 BGF네트웍스 등 계열사들의 지분을 처분하고 그 대신 주력 계열사인 BGF리테일 지분 확보에 주력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BGF그룹은 현재 지주사를 비롯해 총 20개의 계열사를 보유 중이다. 지주사 BGF는 홍 회장이 지분 62.53%을 보유해 최대주주인 가운데, 계열사 상당수가 홍석조-BGF-BGF리테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하에 운영되고 있다. 주력 사업회사인 BGF리테일 역시 BGF가 30%, 홍 회장이 7.3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너일가의 간접 지배 속에 계열사들의 내부거래는 진행형이다.
식품 제조, 도소매업 등을 영위하는 BGF푸드는 BGF리테일이 지분 전부를 갖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약 56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중 내부거래 매출은 548억 원으로, 97.90%에 달한다. 최근 3년간 97~98%의 내부거래 비중을 이어가고 있지만 2016년 10억4663만 원이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8억1132만 원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엔 5억5000만 원을 기록하며 감소 추세다.
또 다른 식품 제조 업체인 푸드플래닛도 내부거래 비중은 높다. 푸드플래닛은 BGF푸드(34%)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푸드플래닛은 2017년 기준 내부거래 비중이 99.91%에 달한다. 지난 3년간 비중이 99%인 상황에서 적자 폭은 크게 줄었다. 2015년 영업손실은 약 40억 원이었지만 2년 뒤 3억3000만 원으로 개선된 모습이다.
식품 기업과 더불어 BGF그룹이 보유한 회사가 바로 물류업체다. 그중 BGF로지스는 BGF로지스용인이 BGF로지스강화를 비롯해 화성, 대구, 양주, 팔탄 등을 합병해 탄생했다.
BGF리테일이 지분 100%를 보유한 BGF로지스는 사실상 BGF리테일 전용 운송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최근 3년새 수익 규모도 대폭 늘어났다. 2015년 내부거래 비중 81.14%로 365억 원의 매출을 올렸던 BGF로지스는 2017년엔 비중을 98.15%로 올리고 매출도 1354억 원으로 네 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7000만 원이던 영업이익 역시 31억 원으로 급증했다.
또 다른 물류회사인 동부로지스(BGF리테일 30%) 역시 3년간 99%의 내부거래 비중을 이어오고 있다. 다만 영업이익은 10억 원에서 2억 원으로 급감해 BGF로지스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BGF는 최근엔 계열사들로부터 배당수익도 상당수 챙기며 현금도 넉넉히 확보했다.
BGF의 지난해 배당수익은 658억 원으로 전년 대비 67배 늘었다. 지주사 전환으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난데 이어 배당수익이 주 수익원인 지주사로서의 권리도 행사한 것이다. 반면 BGF리테일을 비롯한 사업회사들의 비용 부담은 그만큼 늘어나게 됐다. BGF의 지난해 상표권 수익 역시 전년 대비 6배 늘어난 114억6900만 원을 기록했다.
BGF 관계자는 “공정위가 물류ㆍ광고 등 비주력 회사 지분에 대한 오너일가의 보유 여부를 많이 살펴보는 것 같다”며 “오너일가가 지주사와 BGF리테일을 제외하곤 나머지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