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4일 이사회를 통해 농협중앙회 배당금을 600억 원으로 결정했다. 이 배당금은 지난해 농협금융이 은행, 증권, 자산운용, 캐피탈 등 계열사로부터 배당받은 2097억 원을 바탕으로 결정된다. 지난해 농협금융은 2016년 농협은행의 빅배스(대규모 손실처리) 여파로 중앙회에 배당금을 내지 못했다. 반면 올해는 김광수 회장이 취임 초부터 강조했던 “농업·농촌을 지원하는 범농협 수익센터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금융 계열사의 수익이나 손실이 농협중앙회 손익에 반영되는 기간은 평균 2년이 걸린다. 지주가 계열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이 지주 재무제표에 반영되고 다시 농협중앙회에 배당하는 단계까지 올라오는 ‘지주-중앙회 간 배당-재배당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2017년 지주 자회사 실적이 2019년 중앙회 수익금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 1조2189억 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자회사 실적이 향상되면서 올해 배당성향은 은행과 증권이 지난해보다 각각 30%에서 49.3%, 42%에서 46.5%로 큰 폭 상승했다. 자산운용과 캐피탈의 배당성향은 각각 96.1%, 30%로 지난해와 비슷했다. 이에 따라 올해 지주 계열사로부터 6943억 원을 배당받은 만큼 내년 중앙회 배당금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농협금융의 주요 자회사인 생명과 손해보험이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2016년부터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있어 은행과 증권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농협손보의 경우 당기 순익이 20억 원으로 급감했고, 농협생보는 지난해 적자전환하기도 했다.
지주 계열사에서 중앙회에 직접 부담하는 농업지원사업비(옛 명칭사용료)도 농협금융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올해는 농협은행 2997억 원(부과율 2.5%), NH투자증권 258억 원(0.31%), 농협생보 761억 원(2.5%), 농협손보 107억 원(1.5%) 등 총 4133억 원을 냈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농업지원 사업비가 과도하다는 것에) 공감한다. 건전성에 위협이 가지 않은 수준을 고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