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선<사진> 단독 대표체제를 맞은 보해양조의 부채비율이 지난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적인 금융자산 투자로 투자 현금흐름 역시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보해양조의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7.6% 감소한 820억 원, 영업손실은 109억8400만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 역시 278억7300만 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소주제품의 매출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며 “시장수요가 급격하게 하락한 제품군과 관련한 기계장치의 손상차손 인식으로 인해 기타 영업비용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적 부진과 함께 재무 부담도 커졌다. 지난해 보해양조의 부채비율은 188.89%로 118.7%였던 전년 대비 대폭 증가했다. 사모채를 발행한 탓에 3분기 기준 단기차입금은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한 274억1200만 원을 기록했다. 부채는 늘고 총자본이 줄어들면서 자본금 대비 총자본 비율 역시 급감했다. 206.2% 였던 비율은 143.7%로 줄었는데, 그만큼 자본금과 총자본의 금액 차가 줄었다는 의미다. 자본금이 총자본을 역전할 경우 자본잠식 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보해양조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를 열고 기존 채원영-임지선 각자 대표 체제에서 임지선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임 대표는 창업주인 임광행 전 회장의 손녀로, 경영3세 홀로서기를 시작하게 됐다.
주목할 만한 변화는 금융자산 투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보해양조의 유동금융자산은 168억9232만 원으로 전년 말 대비 약 44배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당기손익인식 금융자산 투자가 153억6265만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해당 투자는 2017년엔 전혀 없었던 것으로, 구체적으로는 수익증권이 120억 원, 채무증권이 34억 원으로 집계됐다.
적극적인 금융투자를 이어간 만큼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악화됐다. 영업활동의 경우 현금흐름이 -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27% 증가한 반면, 투자활동과 관련한 현금흐름은 -288억6971만 원을 기록, 182.62% 증가하며 재무부담을 키웠다.
다만 일련의 금융 투자활동으로 인해 금융수익이 늘어난 점은 긍정적이다. 2016~2017년 보해양조의 금융수익은 각각 5000만 원 수준에 머문 반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금융수익은 2억8000만 원으로 크게 늘었다. 당장의 투자 현금 손실은 늘었지만 이자수익을 통힌 또 다른 수익 창구를 찾게 된 셈이다.
실적 부진을 겪던 가운데 최근에는 매각설에 휘말리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그룹 조직개편 작업 중 관련 소문이 일어 28일 하루에만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17%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