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국민연금, 현대차에 '백기사'…엘리엇 제안 모두 반대

입력 2019-03-1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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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과 갈등 중인 현대자동차에 '백기사'로 나섰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의 주주총회 안건 갈등에서 회사 측의 손을 들어주기로 했다. 배당과 사내ㆍ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등 사측 제안에 모두 찬성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14일 회의를 열고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효성의 정기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

수탁자위는 "현대모비스 및 현대차의 회사 측 제안에 대하여 모두 찬성한다"면서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승인(배당 결정)의 건에 대해 주주제안(엘리엇)의 배당수준 등이 과다하여 회사 측 제안에 찬성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엘리엇은 현대차에 주당 2만1967원의 현금배당을, 현대모비스에는 2만6399원을 제안했다. 반면 현대차는 주당 3000원, 현대모비스는 주당 4000원을 제안했다.

현대모비스 이사 정원 한도를 11인 이하로 확대하려는 엘리엇의 정관개정 주주제안에 수탁자위는 "회사 규모, 사업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반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엘리엇의 사외이사 선임 제안은 이해관계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도 회사 측 제안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에 대해서는 "찬성을 결정했다"면서도 "특정 일가의 권력집중 등에 대한 문제 제기 등으로 소수 반대 의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수탁자위는 이날 함께 심의한 기아차 주총에서의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정의선 부회장과 박한우 사장의 기아차 사내이사 재선임 건을 찬성한다고 밝혔다.

남상구 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은 "한전 부지 매입 당시 사외이사로서 감시의무 소홀" 등을 이유로 반대를 결정했다.

효성 사외이사로 손병두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과 박태호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재선임하는 안건과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을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은 반대한다.

수탁자위는 "후보들이 분식회계 발생 당시 사외이사로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심의는 국민연금기금운용지침에 따라 기금운용본부가 수탁자책임 전문위에 결정을 요청하여 이뤄졌다.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의 찬성 또는 반대 및 주주권행사의 이행 여부 등에 대한 판단을 하기 곤란한 사안은 기금운용본부의 분석 등을 거쳐 수탁자책임위에서 결정한다.

한편 국민연금은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14~20일 주주총회를 여는 23개 기업에 대한 의결권 행사 여부를 공개했다.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진다고 사전 공개한 기업은 현대건설과 LG하우시스 등 총 11개사다. 27일 주총을 개최할 한진칼ㆍ대한항공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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