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관련 업계에 따르면 KB국민·현대·하나카드 등 일부 카드사와 현대차가 진행 중인 가맹점 수수료율 인상을 위한 협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신한과 삼성, 롯데, BC카드와 최종 협상은 답보 상황이다. 다만 BC카드는 14일까지 유예기간을 뒀다. 지난해 기준으로 신한과 삼성카드, 롯데카드는 각각 시장점유율 23%와 16%, 11% 수준이다. 이날까지 협상안 합의에 최종 실패하면 전체 카드 사용자 절반이 본인 카드로 현대차를 살 수 없게 된다.
반면 KB국민과 현대, 하나, NH농협, 씨티카드와의 수수료율 협상은 마무리했다. 이날은 현대차가 앞서 수수료율 협상 마감 시한으로 정한 날이다. 카드사와 현대차는 협상 과정에서 평행선을 달렸다. 카드사는 기존 수수료율에서 0.09%가량 인상한 안을 제시했지만, 현대차는 기존 수수료율 수준에서 합의해야 한다고 버텼다. 하지만, 8일 현대차가 최대 0.05% 인상안을 제시하자 대부분의 카드사가 해당 안을 수용해 이날 합의에 성공했다. 기아자동차 역시 신한, 삼성, 롯데, BC카드를 제외한 카드사와 합의했다.
일부 카드사가 현대차와 평행선을 달리는 이유는 다른 대형가맹점과 수수료율을 정할 때 ‘가늠자’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개별 카드사와 대형가맹점 간 수수료율은 원가로 분류돼 영업기밀에 해당한다. 같은 회사라도 개별 카드사와 협상 과정에서 다른 수수료율이 책정될 수 있어 수수료율 협상 결과 공개는 이뤄지지 않는다. 다만 이번 현대차와의 협상은 세부내용이 공개된 만큼 상위권 카드사는 다른 업종과 협상을 위해서라도 수수료율 인상안을 고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카드사는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 통신사와도 수수료율 협상을 진행 중이다. 옥션과 G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8일 카드사와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앞서 카드사는 대형 할인점에 평균 0.14% 수수료 인상안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새 수수료율은 2%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자동차업계와 달리 유통업계는 카드 가맹 해지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은 염두에 두지 않고 수수료율 협상을 진행 중이다.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은 카드 결제가 단 하루라도 중단되면 영업 손실이 커 카드사가 제안한 수수료율 인상 범위 안에서 협상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카드사와 대형가맹점 수수료율 협상은 이달 내 종료될 전망이다. 카드사는 1일부터 예고한 수수료율을 각 대형가맹점에 적용해 수수료를 계산하고 있다. 이후 대형가맹점과 합의한 수수료율을 역산해 수수료 수입 차액을 돌려주거나 더 받는 과정을 진행한다. 협상을 계속할수록 서로 부담인 셈이다. 또 여당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역시 대형가맹점 수수료율 협상 과정에 간접 개입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대형가맹점이 협상을 오래 끌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