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좋은 기업들을 선별한다는 것이다. 즉, 배당을 지급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부터 살펴보라는 것이다. 둘째, ‘좋은 기업’ 중에 배당을 지급한 기업에 주목한다는 것인데, 이 역시 타당한 이야기다. 배당 투자를 하려면 배당을 지급하는 회사를 찾아내야 하니까. 셋째, 좋은 회사 중 배당을 지급했던 회사를 찾아낸 다음, 역사적 배당수익률을 조사하여 배당수익률의 저점과 고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배당수익률이 5~2% 범위에서 움직인 기업이 있다면, 이 회사의 주가가 배당수익률 5% 혹은 6% 수준까지 하락했을 때 매입하는 것이다. 물론 마지막 순서는 ‘매도’인데, 역사적으로 5~2% 배당수익률 범위에서 거래되던 회사의 배당수익률이 2% 혹은 그 밑으로 떨어질 정도로 주가가 상승하면 이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다.
꽤 흥미로운 전략이라, 한국에서도 이 기준을 적용해 보기 위해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왜냐하면 한국 기업들의 역사적 배당수익률 범위를 산정하기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1997년과 2008년 같은 금융위기의 순간에 배당을 아예 지급하지 않는 기업들이 너무 많았고, 또 배당을 아예 지급하지 않는 기업들도 많은, 어쩌면 한국은 배당투자의 불모지였던 셈이다.
그러던 차에 켈리 라이트의 기준을 조금 완화해 배당투자 전략을 테스트해 보았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코스피200 기업 중 과거 3년 동안 당기순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배당성향이 60%를 밑도는 5년 연속 배당 지급 기업에 매년 3월 말 투자하는 것이었다.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왜 배당성향 60% 이상 기업을 제외하는가? 그 이유는 배당의 지급 여력이 없는 기업은 언제든지 배당을 중단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배당성향이란 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인데, 이 비율이 60% 이상이라는 것은 ‘무리’하고 있다고 봐도 크게 틀린 해석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이상과 같은 배당투자 전략을 2002년부터 시뮬레이션한 결과, 누적 수익률이 590.8%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이 319.6% 상승했으니, 271%의 초과 성과를 기록한 셈이다. 참고로 이 성과는 배당금을 모두 재투자한다는 가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만일 배당에 따른 성과를 계산하지 않고 주식 가격의 변화에 따른 성과만 보면 436.9%로 배당투자 전략의 성과는 떨어진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배당투자 전략으로 얻어낸 성과가 대부분 2014년 이후의 2~3년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즉, 2013년 말까지의 배당투자 전략 성과는 324.7%로 같은 기간 KOSPI200의 투자 성과 254.3%보다 높지만 큰 차이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후 수익률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2016년 말에는 595.6%대 267.3%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왜 2014년부터 3년간, 배당투자 전략이 압도적 성과를 기록했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2014년 도입된 이른바 ‘배당소득 증대 세제’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배당소득 증대 세제란, 분리과세 대상인 경우 9%의 원천징수세율을 적용하고 종합과세 대상인 경우는 25%의 세율을 적용해 분리 과세함으로써 배당에 대한 세금 부담을 낮춰주는 것이다.
그러나 배당소득 증대 세제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으니, 그것은 다름이 아닌 배당 증가에 따른 혜택이 소수에 집중된다는 것이었다. 2015년 주식 부자 상위 1%가 한 해에 벌어들인 총 배당소득이 10조 원을 돌파하면서, 이들에게 주어진 혜택이 크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2017년에는 폐지되고 말았다. 그리고 배당투자 전략의 성과는 이때를 기점으로 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배당소득 증대 세제가 폐지된 것이 부당하다고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폐지 이후 2년가량 지난 지금, 이상과 같은 제도 변화가 주식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에 대해서도 점검해볼 필요가 있지 않으냐는 것이다. 특히 주식투자자의 입장에서, 정부의 정책은 어떤 투자 전략의 성과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