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의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11일 지난해 결산실적을 공시한다. 이 실적에 따라 우리금융은 조만간 배당성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배당성향은 26.7%로 은행 중 가장 높았다. 4년간 20% 넘는 배당성향을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배당에 대한 압박은 상당하다. 올해 우리은행의 결산 실적이 지난해보다 더 높아질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의 배당성향이 글로벌 기준보다 저조하다는 비판도 한몫한다. 배당이 짠 것으로 유명한 일본 은행보다 낮다. 이 때문에 금융지주 내부에서는 배당성향을 점진적으로 높이는 방향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금융으로선 배당에 큰돈을 지출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지주사로 출범한 이후 단기간 내에 비은행 계열사 M&A를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총액으로, 배당되지 않은 돈은 이듬해 ‘이익잉여금’ 항목에 쌓인다. 이 자본금은 향후 M&A 때 실탄으로 활용된다. 금융사 특성상 M&A 진행할 시 외부에서 현금을 빌려올 요인이 없어서 자체적으로 자금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현재로선 마땅한 ‘핑곗거리’도 없다. 감독 당국은 자본 적정성을 해치지 않는 이상 배당성향에 대해선 은행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
우리은행의 주가가 현저히 내려간 상황도 배당을 줄이기 어려운 이유다. 주주들은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으로 인한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눈치다. 큰 효과가 보이지 않을 시 배당에 대한 압박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실적이 나쁘면 배당을 줄이는 ‘핑계’라도 될 수 있지만, 실적이 좋으면 그렇지도 않다”라며 “자본을 쌓아두고 그 돈으로 M&A 등에 사용해야 하는데 배당은 이를 방해하는 측면이 있어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M&A를 통해 몸집을 키워 주가를 상승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보일 수 없다는 점에서 부담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주주 입장에서는 배당을 많이 받는 게 좋겠지만, 회사에서 배당해버리면 투자할 여력이 줄어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