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깔끔하고 한 눈에 보이게, 필요한 옷을 꺼낸 다음에도 흐트러지지 않게 정리할 수 있을까'. 수많은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고민이다. 며칠 전 찾기 쉽게 정리해 놓은 옷이 금세 흐트러져 있는 것을 보고 있자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 한숨은 모든 옷을 같은 크기, 같은 모양으로 책처럼 세로로 꽂아 정리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 '드레스북'이 탄생하게 된 원동력이 됐다. 심봉옥 드레스북 대표는 옷 정리와 실내 인테리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목표로 '옷장의 책장화' 아이디어를 고안했다.
심 대표는 두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여성이자 평범한 엄마였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스스로 옷을 잘 찾지도 못하지만 옷이 서로 겹쳐있어 한 눈에 보이지 않으니 흩트려 놓기 일쑤였다. 그럴 때마다 심 대표는 '옷을 책처럼 꽂아두면 모든 옷을 한눈에 볼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그는 문구점에 달려가 파일을 구매해 다양한 방식으로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대여섯 번의 수정 과정을 거친 결과물을 보여주자, "엄마, 특허 내"라는 반응이 나왔다. 심 대표는 '특허는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망설였다.
용기를 냈다. '그래도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제품을 들고 특허청에 찾아간 심 대표. 특허를 신청하려면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는 사실도 몰랐던 그는 특허청 직원이 소개해준 여성 공익변리사의 도움을 받아 특허를 내고 사업자까지 내게 된다.
창업 후 본격적으로 사업자의 길을 걷게 된 건 한국여성발명협회에서 개최하는 '대한민국 세계여성발명대회'에 출전하게 되면서다. 2015년에 참가한 심 대표는 금상을 수상했고, 협회의 도움으로 제품을 세상에 알릴 수 있는 채널들을 접하게 됐다.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어요. 현재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없더라도 협회에서 주관하는 '여성발명창의교실'이나, 지역 창업지원센터 등에서 하는 강의를 듣다보면 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