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에서 거주하지 않는 이가 사들인 서울 아파트는 394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2122건)에서 80% 이상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서울 부동산 시장이 활황을 보였을 때 서울 아파트를 사려는 지방 거주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한국감정원 통계시스템에서 관련 항목은 매입자거주지 ‘서울 관할시도외_기타’로 분류된다. 해당 항목의 지난 2008년 1월부터 작년 12월까지 10년간 월별 평균치는 약 1234건이다. 작년 한 해의 월별 평균치는 이를 웃돈 약 1666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에는 3089건이 거래돼 3000건을 넘기도 했다. 서울 아파트 집값 상승과 개발 호재에 따른 기대감이 지방 ‘큰 손’을 서울로 불러들인 것이다.
그러다 작년 말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이 냉각기로 접어들자 지방 거주자들의 매입 속도도 더뎌졌다. 작년 10월 2500건이던 거래가 한 달 뒤에는 787건으로 급감했다. 작년 12월에는 498건으로 더 줄었다.
지방 매입자가 한 달에 200~300건씩 사들이던 강남4구(서초, 강남, 송파, 강동)를 찾는 손길도 뜸해졌다. 지난달 서울 이외 지역 거주자가 매입한 강남4구의 총 거래량은 79건, 평균치는 약 20건에 그쳤다. 서초구는 14건으로 20건도 채 안 됐다.
서울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때는 지금이 아니면 서울 아파트를 못 산다는 불안심리가 컸지만 최근 서울 부동산의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관망하는 자세로 바뀐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이달 22일 주간 기준으로 15주 연속 하락했다. 한국감정원은 그간 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부담, 세제 강화 및 대출규제 등으로 추가 하락을 기대하는 매수대기자의 관망세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한 서울의 주간 아파트 매매수급동향 지수 역시 올해 들어서 줄곧 하락세다. 이달 18일 기준으로는 전주(73.2)보다 낮아진 72.6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0~200 범위에서 책정되며 지수가 클수록 수요우위 심리가 크다는 걸 의미한다. 같은 기간 강북지역은 70.1에서 70.8로 올라 70선을 겨우 지켰고, 강남지역은 0.9 하락한 74.5로 집계됐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오를 때는 지방 수요자들이 투자 목적으로 서울로 몰렸다고 판단했다”며 “(지방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매입량) 수치가 줄어든 것은 최근 관망세를 보이는 시장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또한 금융비용 부담, 금융규제 강화 등으로 투자를 꺼리게 되는 심리도 추가로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