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든 항공사들이 수요가 보장된 인기 노선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항공교통심의위원회에서는 이날 '부산-싱가포르', '인천-울란바토르(몽골)', 인천-마닐라(필리핀)' 노선 등에 대한 운수권을 항공사에 배분할 예정이다.
특히 신규 노선이자 알짜 노선인 '부산-싱가포르' 노선과 이른바 황금 노선인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선의 경우 국내 7개의 항공사가 몰려 각축전을 벌이고 있어, 이날 오전 국토부에서 항공사별 경쟁 항공사별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김해공항 첫 중거리 노선이 될 부산-싱가포르 노선은 지난해 8월 양국 간 항공회담으로 운수권이 확보되며 신규 취항이 가능해졌다. 이 노선은 주 최대 14회가 운행될 예정이다.
부산-싱가포르 노선은 특히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챙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을 기점으로 한 에어부산 외에도 이스타항공이 그동안 부정기편을 띄우며 예행연습을 해왔다. 여기에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역시 만반의 준비로 운수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는 현재 인천-싱가포르 노선을 운항 중이며 90%에 달하는 탑승률을 기록하고 있어 인기 노선으로 분류된다.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역시 7개의 항공사가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노선은 1999년 11월 대한항공이 처음 취항했다.
앞서 1992년 고(故)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이 몽골에 B727 1대를 무상으로 기증하며 양국 교류의 물꼬를 트게 됐다. 이후 1998년 양국 간의 항공 협정을 맺으며 이듬해 대한항공이 첫 취항을 한 것. 그 이후 지금까지 국적항공사 중 대한항공이 유일하게 20년간 운항하고 있다.
이 노선에 대한 꾸준한 수요 확대로 한국 정부는 오랜 기간 운항 확대를 요구해왔으며, 몽골 측은 올해 들어서야 오는 7월 신울란바토르 국제공항 개항에 맞춰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지난달 양국은 노선 '1국 1항공사' 체제를 '1국 2항공사' 체제로 바꾸기로 하고, 운항 편수도 주 6회에서 9회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공급 좌석 수는 한국이 기존 주 1656석에서 2500석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노선 확대 정책이 LCC에는 불리하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공급 좌석수가 늘어난 만큼, 운수권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300석 안팎의 중대형 항공기가 유리하기 떄문이다. 현재로서는 이를 커버할 만한 항공기를 보유한 LCC는 없다. 아시아나항공이 유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국토부는 이날 오전 진행된 PT 등의 평가 결과에 따라 같은 날 오후 5~6시께 운수권이 배분될 항공사를 발표할 방침이다. 다만, 그 어느때보다 경쟁이 심하고조 건 형평성 논란으로 불만이 다양하게 제기된 만큼 발표 시점이 내일로 미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오는 3월 13~15일에 열리는 한중 항공회담에 따라 중국 노선도 추가적으로 운수권이 배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는 한국과 중국과의 항공자유화가 제한돼 있어, 추가 정기 노선 취항을 위해서는 중국으로부터 운수권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