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기업들의 인도·아세안 국가에 대한 투자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인도와 아세안은 무작정 달려가면 성공하는 ‘희망’의 땅일까. 제대로 준비한 사람에게는 예스다. 반면 사전 준비가 부족한 사람에겐 ‘절망’의 땅이 될 수도 있다.
성공을 위한 요소로는 △돌발 리스크 대비한 투자금 준비 △신뢰할 수 있는 현지 파트너사 △장기적 관점의 투자 등 세 가지가 꼽힌다. 투자 유망분야는 한류 바람을 탄 화장품과 식료품 등 소비재와 핀테크 등이 선정됐다.
이는 이투데이가 18일부터 22일까지 아세안 10개국 중 코트라 무역관이 개설되지 않은 브루나이를 제외한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9곳 무역관과 인도 무역관 실무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이들은 신남방 국가들이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외국 기업에 높은 진입장벽을 친 데다 행정절차가 복잡하고 잦은 규제 변경으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초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선 현지 기업과의 합자회사나 지분투자 방식으로 공동 진출하는 게 유리하고 정부 관료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충분조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시장에 대한 정보가 절대 부족한 데다 유통·물류 인프라가 열악해 사전 시장조사를 철저히 하고 원자재 조달 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자금조달 문제였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금융회사가 많지 않은 탓이다. 특히 현재 성장 중인 국가들이라 10년 이상 장기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어느 정도 자본력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싱가포르를 제외한 대부분의 아세안 국가들은 공무원의 재량권이 많아 초기 투자비용이 늘어날 수 있고 느린 행정 처리로 사업 진행에 차질이 빚어질 개연성이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저임금 노동력만 믿고 갔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캄보디아의 경우 실질 임금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데다 노동규제가 많고 근로자를 훈련시키는 데 최소 3~4년이 필요한 상황이라 생산성 저하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인도의 진출 유망분야는 가전, 휴대폰, 자동차, 화장품, 식료품 등이 꼽혔다. 베트남은 자동차·부품산업과 교통·환경 인프라 건설, 인도네시아는 화장품, 식품 등의 생활소비재가 유망하다는 게 이들의 팁이다.
태국의 경우 차세대 자동차, 스마트 전자 등 ‘태국4.0 정책’의 타깃산업 분야와 화장품, 식품, 콘텐츠 관련 품목이, 필리핀은 농업, 관광, 콜센터와 같은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 분야가, 말레이시아는 석유·가스, 외식산업, 재생에너지 등이 각각 유망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