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극한직업이 누적 관객 1500만명을 넘어서며 대박 소식이 전해지자 영화 투자에 대한 관심도 함께 늘고 있다. 하지만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서 투자받은 영화 대부분이 손익분기점(BEP)를 넘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손익분기점 이하일 때 손실이 나올 수 있도록 설계한 펀딩 5개 영화 모두 20~100% 손실을 기록해 투자자 유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4일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 따르면 최근 영화 10편(검색 상위 표출 순)의 펀딩 중 손익 분기점을 넘은 영화는 ‘마녀’가 유일했다. ‘마녀’는 손익분기점 270만 명을 넘은 318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해 8.6%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반면 ‘마녀’ 이외의 나머지는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특히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할 때 손실까지 떠 안도록 설계된 투자에선 원금 전체를 잃는 경우도 나왔다.
예컨대 영화 언더독은 30만 명이 이하 일 때 투자금 100%를 잃게 되는데, 실제 관객수는 18만명에 그쳤다. 투자자 모두 원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셈이다.
이외에도 ‘중독노래방’ 90%(추정치) 손실, ‘1급 비밀’ 70% 손실, ‘당신의 부탁’과 ‘살인소설’이 20% 손실율을 기록했다. ‘당신의 부탁’과 ‘살인 소설’은 관객수는 기대치에 크게 모자랐지만, 최대 손실을 20% 이하로 제한했다.
손실가능형이 손실률이 높은 반면, ‘최저금리 보전형’은 관객 수와 상관없이 최저 수익률을 보전해줘 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
손익분기점이 넘지 않더라도 제작사가 3~5%의 수익률을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영화 업계와 투자업계 등 관계자들은 흥행몰이를 한 영화 소수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손익분기점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투자의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패 가능성이 훨씬 큰 업계 특성을 고려해 투자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영화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제작사와 와디즈가 제공하는 투자 정보는 계절적 특성과 예고편의 조회수, 소설미디어(SNS) 언급 등 영화의 외적 요소가 주로 고려된다. 감독과 출연진의 평판도 제시되지만, 투자자에게 유용한 정보가 되지 않는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일각에선 투자자들이 직접 영화를 미리 보지 않을 경우 ‘수박 겉 핥기’ 식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투자 목적보다 홍보성 이벤트로만 접근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해결책으로 시사회 등을 통해 영화 관람 이후에 최종 투자 결정을 내리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흥행실패와 무관하게 최저 금리를 보전해 주는 영화를 선별하게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 영화 투자 전문가는 “영화 흥행을 예측하는 것은 전문가들도 맞추기 쉽지 않다”며 “일반 투자자 입장에선 손실이 열려 있는 투자를 지양하고 최저 금리 보전형만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최저 금리 보전형의 경우 대부분 은행 이자보다 높게 설정돼 있어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