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0억 영업손실' 한전, 전기료 인상 원하지만…정부는 '회의적'

입력 2019-02-2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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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경영여건 악화로 전기료 현실화 고대…정부 "2022년까지 전기료 인상 없어"

▲한국전력 나주 본사.(연합뉴스)
▲한국전력 나주 본사.(연합뉴스)

한국전력이 지난해 2000억 원이 넘은 영업손실을 냄에 따라 한전의 실적 개선을 위한 전기요금 인상 논의가 공론화될지 주목된다.

다만 정부가 당장의 전기요금 인상에 회의적인 입장이어서 전기요금 인상 논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이달 22일 '2018년 경영실적(연결기준)' 발표를 통해 1~4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4조9532억 원)보다 5조1612억 원 줄어든 -208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고유가에 따른 발전자회사의 연료비 상승(3조6000억 원), 원전 가동률 하락으로 발전단가가 높은 민간 액화천연가스(LNG)발전 등의 전력구입비 증가(4조 원), 신규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4000억 원) 등으로 영업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이 영업손실로 이어졌다고 한전은 설명했다.

당기순이익은 신재생에너지 설비투자 등을 위한 차입금 확대로 이자비용이 늘면서 전년(1조4414억 원)보다 2조5922억 원 감소한 -1조1508억 원을 기록했다.

한전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2년 이후 6년 만이다.

이처럼 지난해 한전의 경영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한전의 적자 보전을 위한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전은 이번 실적 악화를 계기로 전기요금 인상 논의가 공론화되길 고대하는 눈치다.

앞서 김종갑 한전 사장은 지난달 3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작년 원가이하로 판 전기가 4조7000억 원 정도이고, RPS(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 보전 등 정책비용도 계속 오르는 등 어려운 경영 여건이었다"며 전기요금 현실화를 위한 연내 전력도매가격 연동제 도입(한전이 전력을 구매하는 도매가격에 연동해 전기요금 결정) 등 요금 인상 논의가 필요하다고 시사했다.

하지만 전기요금 인상의 결정권을 쥔 정부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이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발언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김종갑 사장의 기자간담회 다음날인 31일 기자들을 만난 성 장관은 “8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효과는 거의 적다는 분석이 나왔고, 특히 정부는 현 정권 임기(2017~2022년) 내에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해 왔다”며 ”이러한 기조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내 전력도매가격 연동제 도입 관련해서는 최근 산업부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를 비춰 볼 때 당장의 전기요금 인상 논의가 쉽지 않은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전의 실적 개선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가동 중인 민관 '전기요금 누진제 태스크포스(TF)'에서 내달 발표하는 누진제 개편안에 ‘필수사용량 보장공제 폐지’가 반영될 경우 한전으로서는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수사용량 보장공제는 월 200kWh 이하를 사용하는 주택용 가구에 월 최대 4000원의 전기요금을 할인해주는 제도다.

한전은 소득이 높은 전기 저사용자의 소비 왜곡을 막기 위해 필수사용량 보장공제를 폐지하는 대신 저소득층 전기 저사용자를 선별해 전기요금 인하 혜택주는 방안을 검토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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