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INF(중거리핵전력 조약)을 파기하고 유럽에 러시아를 위협하는 중ㆍ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미사일을 수용한 유럽 국가는 물론 미국 본토 또한 대응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국정 연설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20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국정 연설 이후 곧바로 푸틴의 발언은 러시아가 신형 미사일 개발을 통해 INF를 위반했다는 의혹을 피하려는 ‘선전전’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무부 여성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INF를 위반해온 행동에 대한 책임을 피하고자 러시아가 계속해온 선전의 연장”이라고 지적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대변인도 같은 날 푸틴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나토 국가들은 러시아에 중거리 미사일을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폐기할 것을 여러 차례 촉구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INF 조약 위반이라고 지적하는 나토의 유럽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대해선 “전적으로 방어 목적으로 구축된 것이며 INF 조약에 완전히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반박에 나섰다.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1년 전 서방 파트너들은 신형무기들을 담은 러시아 애니메이션 영화들을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이 모든 것은 크렘린의 허풍이라고 앞다퉈 말했다. 왜 갑자기 흥분하냐”고 꼬집었다.
지난해 3월 푸틴 대통령이 역시 국정 연설을 통해 러시아가 새로 개발한 신형무기들을 대거 소개했을 당시 ‘과장된 선전전’이라고 깎아내렸던 서방이 이번에는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지적이었다.
자하로바는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무기들은 “파트너들의 공격 행위가 있을 경우에 대비한 전적으로 방어적 조치를 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러시아와 미국은 서로 상대국의 조약 위반을 주장하며 냉전 시절인 1987년 체결된 INF 조약 이행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