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는 올해 810억 원 규모의 농식품 펀드를 신규 조성한다고 19일 밝혔다. 우선 정부가 농식품 모태펀드에 500억 원을 투자하면 민간 투자금 310억 원을 유치해 투자 집행을 맡을 자(子)펀드(농식품투자조합)를 조성하는 방식이다. 올해 농식품 펀드 운용사는 다음 달 29일까지 모집해 4월 말 발표된다.
◇지난해 청산 수익배수 최대 229.5%
농식품 펀드는 성장 가능성 있는 농식품 기업의 자금 조달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 조성한 펀드다. 지난해까지 8390억 원 규모 55개 자펀드가 조성돼 농식품 기업 307곳에 5937억 원을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모태펀드 조성 후 처음으로 자펀드 4개가 준수한 수익을 올리고 청산됐다.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아주 아그리젠토(Agrigento) 1호 투자조합'의 수익배수(펀드 납입금 대비 수익 분배금 비율)는 229.5%(200억 원 납입, 459억 원 분배)에 이른다. 자펀드 중 수익배수가 가장 낮은 '현대-동양농식품사모투자전문회사'도 266억4200만 원을 투자해 302억7200만 원의 수익을 분배했다. 투자 대상 기업 역시 아시아종묘가 농식품펀드 투자를 바탕으로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는 등 성과를 이뤘다.
◇올해부터 소액 투자 맡은 마이크로펀드 도입
농식품부는 올해도 이 같은 투자 성과를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125억 원 규모의 마이크로펀드가 도입된다. 소규모 농식품 기업에 5억 원 이하 소액 투자를 하는 펀드다. 그동안엔 농식품 펀드 투자가 10억 원 이상 대규모 투자 중심으로 이어지면서 스타트업 등 소규모·초기 기업은 투자를 유치하기 어려웠다. 농식품부는 마이크로펀드를 활성화하기 위해 운용사가 그간 투자 이력이 없는 농식품 기업에 투자하면 투자액의 1%를 인센티브로 지급할 계획이다.
창업한 지 5년이 안 된 초기 기업을 지원하는 농식품 벤처펀드도 125억 원 규모로 조성된다. 초기 창업 기업 중 39세 이하 청년이나 농고·농대 졸업생, 스마트팜 보육센터 수료생이 대표를 맡은 기업이 투자 대상이다. 농식품 벤처펀드는 지난해 125억 원 규모로 처음 도입됐다. 정부는 농식품 분야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해 농식품 벤처펀드 조성액을 600억 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ABC(Agri-Bio-Capital)펀드는 100억 원 규모로 조성된다. 투자금 전액을 분야에 상관없이 자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펀드다. 다만 농식품부는 ABC 펀드가 고용 창출 기업이나 우수 기업 보유 기업, 크라우드 펀딩(증권형) 성공 기업에 투자하면 관리보수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앞선 요건들에 해당하지 않는 농식품 일반 펀드 조성액은 460억 원이다.
◇콜옵션 제도 도입해 민간 출자자에 인센티브
농식품부는 또한 농식품 펀드 활성화를 올해부터 콜옵션 제도가 신설했다. 마이크로펀드, 벤처펀드, ABC 펀드 등 특수목적펀드 민간 출자자에게 정부 출자 지분 일부를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제도다.
펀드 운용사가 받는 관리보수 규정도 바뀐다. 조성 3년 차까지는 펀드 결성금의 2.5%를, 4년 차까지는 투자액의 2.5%를 관리보수로 지급하는 내용이다. 기존 제도보다 투자액 연동 시점이 1년 앞당겨졌다. 운용사의 초기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앞으로 농식품 분야의 청년창업과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고, 농식품 산업의 혁신성장을 촉진하기 위하여 농식품 모태펀드 조성을 적극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