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홀딩스가 연이은 실적 하락에도 불구하고 결산 배당금을 역대 최대 규모로 책정했다. 최대주주인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전년보다 17억 원가량 늘어난 배당금을 챙기게 됐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한라홀딩스는 보통주 주당 2000원의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은 4.4%이며 배당금 총액은 210억3014만 원이다.
한라홀딩스의 결산 배당금은 △2010년 1000원 △2011년 1250원 △2012년 1000원 △2013년 1200원 △2014년 500원 △2015년 1200원 △2016년 1250원 △2017년 1350원이다.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되면서 2015년부터 매년 상승했지만 1200~1300원대에 머물러 왔다.
그러나 이번 배당금 확정으로 한라홀딩스의 주당 배당금은 2000원대로 올라서게 됐다. 결산 배당금 총액은 2013년 이후 6년 만에 200억 원대를 넘어섰다. 전년과 비교해 배당금 총액은 66억 원(45.83%) 증가했다.
주목할 대목은 한라홀딩스의 사정이 그리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한라홀딩스는 지난해 매출액 8884억8800만 원, 영업이익 520억9188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7%, 16.9%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73.2% 줄어든 116억7882만 원을 기록했다. 실적이 전년보다 악화한 상황에서도 배당 규모를 대폭 확대한 셈이다.
한라홀딩스의 자회사인 한라는 실적 악화에 이어 서울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로 지난달 328억9371만 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았다. 추징금은 2010~2017년도 회계연도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다.
한편 지난해 배당금으로 34억906만 원을 받았던 정몽원 회장은 전년 대비 50% 늘어난 50억9087만 원을 챙기게 됐다. 정 회장은 지난해 4월과 5월 자사주 2만2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는 2년 만의 추가 매입으로 정 회장의 주식 수는 254만5433주(지분율 23.56%)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