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봉석 LG전자 MC(모바일)·HE(TV) 사업본부장 사장이 모범생 폰에서 특기생 폰으로 LG 스마트폰의 정체성을 바꿔나가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V·G·Q·K 4개 라인으로 브랜드 체계를 가져가기로 했다. V시리즈는 5G 모델로, G시리즈는 4G 모델로 재편된다.
권 사장은 15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부임 이후 처음으로 스마트폰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조직개편에서 MC사업본부장을 맡으며 HE사업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이날 권 사장은 “지금까지 최고 스펙만을 향해 경쟁하는 ‘모범생 같은 폰’에서 벗어나 다양하게 세분되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특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특기생 같은 폰’으로 진정성 있는 변화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LG G6 이후 품질에 대한 고객의 인식은 많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고객 관점에서 보면 LG 폰의 정체성이 불명확하고 제품 차별성이 미흡했던 점을 반성한다”며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새로운 브랜드 도입보다는 기존 브랜드인 V·G·Q·K(한국명 : X)시리즈를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프리미엄 제품군인 V와 G는 각각 5G와 4G 시장을 겨냥한다. V시리즈는 얇고 가벼운 디자인, 안정성 높은 플랫폼, 강력한 멀티미디어 성능이 특징이다. G시리즈는 4G 프리미엄 제품 브랜드 정체성을 이어간다. 중가대 Q시리즈는 40만~70만 원대의 가격이 특징이다. K시리즈는 특색 있는 편의 기능을 갖춘 40만 원대 이하의 실속형 제품이다.
LG전자는 첫 5G 스마트폰인 ‘LG V50 씽큐 5G’와 4G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LG G8 씽큐’는 오는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전시회 MWC 2019에서 동시에 공개된다. 5G 스마트폰은 올해 3월 말에서 4월 초에 출시될 전망이다. 올해는 상반기에 V50과 G8을 전략폰으로 가져가고, 하반기는 초기 5G 시장 반응 성숙도를 보면서 어떤 시나리오로 대응할지 준비할 방침이다.
권 사장은 “사업 정상화 과정에서 브랜드 전략 변경도 고려했지만, 시장에서 G시리즈와 V시리즈를 바라보는 고객의 인지도가 점차 좋아지는 추세다. 브랜드를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5G는 LG전자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시장에서 만들어준 기회로, 완성도 높은 5G 폰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5G 폰은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 서비스를 시작, 한미 중심으로 마케팅을 전개하며 하반기 유럽 일부, 일본, 호주, 러시아에서 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이번 MWC에서 폴더블 폰에 대응해 듀얼디스플레이를 선보인다. 본격적인 폴더블 시장 개화에 앞서 듀얼 디스플레이로 고객이 5G를 충분히 경험할 수 있도록 초기 대응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권 사장은 “폴더블, 롤러블이 확실하게 필요로 하는 상황인지, UX(사용자 경험)는 준비되어 있는지 등을 보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판단된다”며 “폴더블이나 롤러블 등 언제든 시장 반응에 따라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C사업본부 인력감소 우려에 대해서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며, 원가구조 개선 관점에서 생산전략과 제품별 재료비 혁신 등을 중심으로 사업성과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