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하는 방향을 공식 발표하자,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을 현대중공업에 넘기는 과정과 그 결과에서 넘어야 할 난관이 한두 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 눈앞에 닥친 문제는 노조의 반대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노조는 M&A 발표 전후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들이 우려하는 가장 큰 부분은 인력 감축이다. 비슷한 유형의 회사가 하나로 합쳐지는 만큼 인력도 줄어들 것이라는 걱정이다.
산은은 앞선 기자회견에서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일축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현중이나 대우조선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 실시해와서 인력 구조조정은 마무리 단계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현대중공업 임직원은 1만4900명, 대우조선은 9500명 수준이다. 대우조선은 자구계획에 따라 3년 동안 임직원을 4000명 가까이 줄여왔다. 특히 이 회장은 “양사가 합병을 해서 하나로 합치는 게 아니라 조선지주 밑에 수평적으로 동등한 자회사로 편입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측면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조선통합법인 아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을 동등한 계열사로 두는 것이기 때문에 두 회사를 하나로 합치는 데 따른 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독과점 논란도 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품에 안기 위해서는 국내외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두 회사의 결합으로 조선업 경쟁이 얼마나 제한될 것인지, 우월적인 시장 지위를 남용할 것인지 여부를 가리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해외 경쟁사들의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외국에서는 한국 정부의 조선업 지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일본은 지난해 11월 세계무역기구(WTO)에 “한국 정부가 대우조선에 약 12조 원 규모의 선박을 발주하는 등 자국 조선사를 지원하고 있다”는 이유로 제소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에 대한 특혜 시비와 헐값 매각도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이 회장은 비록 산은의 자금지원 규모를 “파악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업계에서는 그 규모를 최소 7조 원에서 최대 10조 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산은이 이번 매각 과정을 통해 거둬들이는 수익은 미지수다. 추후 조선통합법인의 주가가 오르면 차익 실현을 통해 이익을 낼 것이라는 계획이다. 이 회장도 “자금 회수가 목적이 아니라 산업경쟁력 제고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먼저 거래를 하고 삼성중공업에 의향을 묻는 식의,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거래도 빌미에 오르고 있다. 산은은 복잡한 거래 과정을 고려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주장하지만 업계에서는 타당한 이유가 없다는 반론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