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1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5.8% 감소했다. 나름 선방했단 평가가 있지만, 반도체 22.3% 감소 등 주력 품목 수출이 준 점이 뼈 아프다. 희망적인 것은 2차 전지와 전기차 등 신수출 성장동력 품목이 증가하고 있단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 수출은 5.8% 감소한 463억 5000만 달러, 수입은 450억 2000만 달러, 무역수지는 13억 4000만 달러(8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산업부는 미·중 무역분쟁 등 통상여건, 반도체와 국제유가 급락, 중국 경기 둔화 등이 우리 무역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수출 감소가 한 자릿수에 그쳤지만,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를 비롯해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선박 등의 두 자릿수 감소가 큰 타격을 줬다. 13대 주력품목 중 9개 품목의 수출이 감소하며 우리 수출을 끌어 내렸다.
지난해 단일품목으론 세계 최초 월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한(10월 115억 8000만 달러, 11월 106억 8000만 달러) 반도체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1월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반도체 수출 붕괴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이번달엔 전년 동월 대비 22.3%나 빠지며 수출액은 74억 2000만 달러로 주저앉았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 연기와 재고 정리 등으로 인한 수요 둔화, 생산 능력 확대·수요 부진 등에 따른 단가 하락이 반도체 수출 감소의 주요인이다.
여기에 무선통신기기 -29.9%, 컴퓨터 -28.2%, 선박 -17.8% 등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디스플레이(-7.5), 석유화학(-5.3%), 석유제품(-4.8%), 섬유(-3.3%) 등도 감소했다. 무선통신기기는 휴대폰 완제품의 판매 부진에 따른 부품 수출 감소, 교체주기 확대에 따른 수요 하락 등으로 11억 3000만 달러 수출에 그쳤고, 컴퓨터는 수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의 낸드(NAND) 단가 하락 지속, 서버 수요 증가세 둔화로 11억 4000만 달러에 머물렀다. 선박은 1월 기저효과와 2016년 수주절벽에 따른 파급효과로 20억 1000만 달러에 그쳤다.
다만 수출액은 크지 않지만 신수출성장동력 품목, 히든 수출품목의 성장세는 반갑다. 2차 전지는 14.5% 증가한 6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3년 연속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12.8% 증가한 8억 달러, 전기차는 184.7% 증가한 2억 8000만 달러를 수출했다.
플라스틱 제품, 정밀화학원료 등 히든 수출품목의 성장세도 희망적인 한 부분이다. 플라스틱 제품은 13.9% 증가한 8억 9000만 달러, 정밀화학원료는 2.4% 증가한 7억 달러, 가구는 34.4% 증가한 1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역별론 우리 수출 1위 국가인 중국과 포스트 차이나인 베트남 수출 감소가 걱정거리다. 대 중국 수출은 19.1% 감소한 108억 3000만 달러, 베트남은 5.8% 감소한 40억 3000만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중남미(-11.1%), 중동(-26.3%) 등도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했다. 다만 신남·북방 국가인 구소련독립국가연합(CIS·44.3% ↑), 인도(17.1% ↑), 아세안(6.4% ↑) 등은 증가했다.